LTE가 꿈의 통신? 소비자 평가는 '마의 통신'
비싼 전용 요금제 쓰지만 3G마저 먹통...통신사-제조사 핑퐁
LTE가 ‘꿈의 통신’으로 불리고 있는데 비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통신사들은 아랑곳없이 고객 유치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2012년 1월 말 현재 LTE 가입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이 100만 3천명에 달하고, LG유플러스가 85만여명, 후발주자인 KT는 11만 2천여명으로 2011년 12월 말 대비 50%가 훌쩍 넘는 가입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덩달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밀려드는 LTE 관련 불만 제보도 LTE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해 11월 이후 올 3월 13일 현재까지 9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명품LTE’, ‘3G보다 다섯 배 빠른 속도’, '전국 모든 시에서 터지는 유일한 LTE' 라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음성 통화 품질 불만▶데이터 속도 불만▶품질에 비해 터무니없는 요금 등에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름에 걸맞는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 선점을 위해 무리한 영업을 하고 있다”며 LTE서비스가 '시기상조'라는 지적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 LTE 단말기, 전용 요금제 써도 3G마저 먹통?
14일 서울시 용산구 이촌1동에 사는 백 모(남.49세)씨는 SK텔레콤의 ‘명품 LTE’는 허위광고라며 피해 소비자들에게 전액 환불 및 사과 광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1월 삼성 갤럭시 S2 HD LTE를 6만 2천원 요금제, 2년 약정으로 가입했다. 구매 후 기기 오작동으로 1회, 이상발열, 급격한 배터리 소모로 1회 총 2회에 걸쳐 새 제품을 교환받았다고.
백 씨는 데이터 통신 불가 상황이 계속 되다 못해 휴대폰이 하루 종일 불통인 사태까지 발생하자 삼성 서비스센터를 여러 차례 방문해 휴대폰 기판 변경, 단말기 리셋을 했다. 하지만 AS 후 휴대폰이 작동 되는 것도 잠시. 역시 마음편히 사용할 수 없었고 심지어 3G 마저도 먹통인 상황이 자주 발생됐다.
백 씨는 SK텔레콤으로부터 ‘망에는 이상이 없다’는 답만 받았고 삼성 서비스센터에선 ‘통신 망 문제’로 진단 받았다고.
구매 후 단 한 번도 마음 편하게 휴대폰을 사용해 본 적이 없던 백 씨는 SK텔레콤으로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에선 환불이 불가능하다며 요금감면, 중계기 설치 등을 제안했다.
업체 측 제안을 거절한 백 씨는 “LTE를 사용하지 못하고 심지어 3G 통화도 못하는 상황에 요금감면을 받으면 뭣하며 집에만 있는 게 아닌데 중계기를 설치한들 외출 시엔 다 무슨 소용이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고객의 자택 근처에서 LTE를 시연해봤으나 이상이 없어, 기기결함으로 판단 새 제품으로 교환해 드리겠다”며 “현재 서울 지역은 이미 안정화 작업과 속도 개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백 씨는 “기기 교체를 두 번이나 받았는데도 기기결함이라고만 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제조사도 문제다. 데이터는 LTE, 음성전화는 3G로 처리해 휴대폰에 과부하 문제가 발생하는데 무조건 통신망 문제라니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며 통신사와 제조사의 핑퐁 치기를 꼬집었다.
◆ 옥외 중계기 지연 책임 '건물주 설치 거부'로 미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1가에 사는 소 모(남.29세)씨 역시 LTE 서비스 품질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순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이동하여 갤럭시 S2 HD LTE를 4만 2천원 요금제로 구매했다.
LG유플러스의 LTE 서비스가 어떤 통신사보다 빠르다고 해 가입했지만 휴대폰이 켜진 상태에서 벨이 울리지도 않는 일이 다반사였고 전화는 잡음이 심해 상대방이 소 씨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고.
기기결함인가 싶어 교환받았으나 동일증상 반복으로 고객센터로 통신장애를 접수, 설치기사가 소 씨의 회사로 방문했다.
소 씨의 회사는 6층 건물로 업무 시 전층을 다녀야 해 모든 층에서 불편없이 통화가 가능하도록 요청하자 설치기사는 3층까지 소형 중계기를 4개씩 총 12개를 설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건물주의 허락을 얻지 못해 옥외 중계기 설치를 요구했고,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답을 얻었다.
어쩔 수 없이 두 달을 기다린 소 씨는 최근 들어 서비스 품질 상태가 더 악화되어 거래처에서 심한 소리까지 듣고 다시 한 번 옥외 중계기 설치를 요청했으나 같은 답이 돌아왔다.
"옥외 중계기 설치에는 몇 억이 투자되고, 설치까지 최소 기간이 6개월이니 6개월간 통화 기본료의 30%를 감면해주겠다"는 업체 측 제안에 소 씨는 “요금을 감면해주건 말건 휴대폰 사용 자체를 못 하고 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옥외중계기는 통화품질 관련한 이슈가 많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오래 걸리는 것이 맞다”며 “소형 중계기를 설치해줄 수 있는데도 건물주 때문에 진행을 하지 못하는 건 당사의 귀책사유가 될 수 없으며 이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 통화품질로 인한 해지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소 씨는 “중계기 전기세며 건물 훼손 등에 대해 어느 건물주가 좋아하겠냐”며 “LTE도 LTE지만 2G인 통화 서비스가 안 되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 LTE, 통신사와 제조사 서로 떠넘기기만 급급해
최근 음성통화 지원이 가능한 LTE 단말기가 출시되고 있지만 이전에 구매한 소비자들은 음성통화는 3G로, 데이터 통신은 LTE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LTE 망을 이용하고 있다가 전화를 수신, 발신할 시 3G와 LTE 전환이 원활하지 않으며 LTE 망 구축이 잘 되어있지 않은 지역에선 이로 인해 배터리 소모가 극심해진다는 것.
이러한 불만 제기에 통신사들은 배터리 소모는 단말기 제조사 책임, 제조사는 LTE 망 구축이 완전하지 않은 이유라며 통신사 책임으로 떠넘겨 오갈 곳 없는 소비자들만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비싼 LTE 단말기 구매, 비싼 LTE 요금제를 사용함에도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는 지적을 했다.
또 통신사의 요금 감면 제안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요금 감면을 해도 LTE 서비스 이용을 못하는 건 똑같은데 무슨 소용이냐”는 반응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