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 분사 후 이재용 사장 움직일까?

2012-03-14     유성용 기자

삼성전자의 LCD사업부 분사 승인이 임박했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의 합병설도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주주총회에서 LCD사업부의 분사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급격히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 및 중요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을 신속히 함으로써 경영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함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우선 신설회사는 현재 삼성전자 LCD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박동건 부사장이 그대로 경영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CD 사업부가 삼성전자와 분리되지만 사명이 바뀌는 것 이외에 큰 변화는 없기 때문.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신설회사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합병할 경우 이재용 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될 것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공시에 앞서 이 사장은 LCD사업 분할의 핵심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기도 했었다.

SMD 합병은 그룹 내부에서도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1일 삼성디스플레이 출범과 동시에 합병이 이뤄질 것이란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SMD가 합병하게 되면 연매출 30조원에 달하는 디스플레이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단번에 삼성전자 2위 계열사가 되며 이에 상응하는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SMD는 작년 각각 22조7천억원과 6조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MD의 경우 올해 OLED 디스플레이의 업황호조에 따라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합병을 통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갖추고 있는 점도 이재용 사장의 경영능력 검증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SMD는 전세계 OLED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다. LCD사업은 작년 유럽 경기침체 및 패널가격 하락 등 악재로 1조6천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긴 했으나 2002년 이후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그간 이 사장의 업무영역은 주로 최고고객책임자(CCO)나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지원 업무에 국한됐다.


경영 전반을 조율하는 능력은 길렀지만 삼성을 이끌기 위한 사업성과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의 후계구도에 무게감이 실리기 위해선 2000년 초 'e삼성' 실패로 인한 부정적 평가를 떼버리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 사장이 합병회사 경영을 직접 챙겨 경영성과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추측일 뿐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4월1일부로 신설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분 100%를 삼성전자가 보유하게 되며 자본금 7천500억원, 준비금 12조8천241억원을 갖추게 된다.

신설회사의 이사 및 감사는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또는 창립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