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옷 호주머니에 담뱃재 가득한 이유 알고보니...
[포토]온라인몰서 반품 옷을 새옷으로 둔갑 판매 성행
백화점이나 대형 아울렛매장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흔적이 있는 의류들을 재판매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온라인몰의 경우, 상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입할 수 없어 고객변심에 의한 반품율이 높고 아울렛몰 역시 이월상품을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보니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이 현실. 문제는 업체들이 반품된 제품의 검수를 꼼꼼히 하지 않아 입었던 흔적이나 이물이 묻은 제품이 그대로 다시 판매해 소비자들의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 뿐 아니라 2001아울렛, 뉴코아아울렛,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등 대형쇼핑몰에서 구입한 제품에서 사용흔적을 발견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도 업체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되레 소비자를 블랙컨슈머 취급하는가 하면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어물쩡 넘기는 대응으로 소비자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유사한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은 “입은 흔적이 분명한 옷을 받아보니 마치 남이 먹다 남긴 잔반으로 차린 밥상을 받은 기분”이라며 “더 기막힌 건 온라인몰이나 아울렛매장 측의 '가격 할인율이 크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듯한 뉘앙스의 태도”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전자상거래의 경우 소비자보호법에 의해 사용 흔적이 있는 제품을 인도받은 후 7일 내에 청약철회를 하거나 교환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정신적 피해보상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 새로 산 점퍼 소매에서 담뱃재 후두둑
19일 대구 중구 동산동에 사는 이 모(남.32세)씨는 대형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점퍼에서 황당한 이물질을 발견했다고 기막혀했다.
이 씨는 지난 8일 9만원가량의 점퍼를 구입, 3일 후 배송을 받았다. 포장을 열자 옷에서는 불쾌한 냄새가 훅 느껴졌다고.
혹시나 싶어 양쪽 주머니를 확인하던 중, 손톱 밑이 채워질 만큼의 담뱃재가 묻어났다. 뿐만아니라 소매끝에도 치약자국처럼 보이는 이물질이 잔뜩 묻어있었다.
업체 측 고객센터에 항의해 환불을 받았지만 찝찝함과 불쾌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고.
이 씨는 “쇼핑할 시간이 없어 평소에도 대형 온라인몰을 자주 이용하는데 예전에도 구매한 정장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실수로 인해 발생한 일로, 반품된 상품을 협력사로 보냈어야 하는데 잘못 배송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대형 아울렛매장, 드라이한 헌 옷 새 제품으로 팔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강 모(여.31세)씨 역시 새 옷에서 세탁한 흔적을 발견했다.
강 씨는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유명 아울렛매장에서 어머니선물로 바람막이 티셔츠를 7만7천원에 구입했다.
어머니께 세탁방법을 설명하고자 '세탁표시' 라벨을 확인하던 강 씨는 기겁했다. 세탁표시 라벨에는 드라이 맡겼을때 붙이는 세탁소 딱지가 떡하니 붙어 있었기 때문.
이미 드라이를 거친 중고품이란 생각에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니 팔 소매 부분에도 새 상품이라고 믿기 힘든 보풀이 일어 있었다.
강 씨는 "왜 헌 옷을 드라이해서 판매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월상품이라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속임수 판매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울렛매장 관계자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당지점에 경고조치했으며 교육도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문패션몰, 새 점퍼서 헌 때수건 나와
전북 정읍시 시기동에 사는 양 모(남.31세)씨는 전문패션몰에서 구입한 등산용 패딩 점퍼에서 황당한 물건이 나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구매 일주일 뒤 배송된 점퍼를 살펴보던 양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점퍼 안쪽 주머니에서 발견한 것은 놀랍게도 '때수건'이었다.
헌 옷을 속아서 샀다는 생각에 화가 난 양 씨의 항의에 판매처 역시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다. 세탁비 명목으로 패션몰 포인트 1만원을 받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됐다.
양 씨는 “급하게 필요했던 옷이라 그냥 입기로 했지만 대기업 패션몰이 이렇게 허술하게 운영되는 줄은 몰랐다"며 "반품된 옷을 제대로 검수도 하지 않고 재판매한 게 아닌가 싶다"며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해당 패션몰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은 2011년 신상품으로 어떤 경위로 때수건이 옷 속에 있었는지는 사실상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주의를 기울인다 해도 100% 완벽할 수 없어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