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진흙탕 노이즈마케팅 언제까지...피해는 소비자 몫

2012-03-15     임수영 기자

식품 안전성 논란을 일으킨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카제인나트륨’ 전쟁이 동서식품의 승리로 일단락되면서 소비자 불안을 가중시키는 노이즈마케팅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이광원 고려대 교수는 지난 13일 "카제인은 천연 상태의 우유에서 얻어지는 단백질 성분으로, 일일섭취허용량인 ADI값이 설정돼 있지 않은 안전한 원료"라고 밝혔다.


앞서 남양유업은 2010년 10월 ‘프렌치 카페믹스’를 출시하며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 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썼다”고 광고하자 동서식품 등 다른 커피 업계가 “카제인 나트륨은 인체에 해롭지 않다”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카제인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한 적은 없다”며 “소비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제인은 상하기 쉬운 우유를 식품에 넣을 수 있게끔 단백질만 뽑아 만든 성분인데 잘못된 광고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줬다”고 꼬집었다.

식품업계의 노이즈마케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기존 상품의 인지도를 이용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자사 제품의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용돼 왔다. 특히 식품업계에서 노이즈 마케팅이 성행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식품의 안전성에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9년 ‘인델리 커리’로 카레시장에 진출하며 오뚜기를 대상으로 한 노이즈 마케팅을 펼쳐 논란을 빚었다. 당시 CJ제일제당은 “노란 카레는 지겹다”는 광고 문구로 오뚜기의 기존 노란색 카레를 비방하며 동시에 빨간색 ‘인델리’ 커리를 부각시키는 마케팅을 펼쳤다.

CJ제일제당은 또 2010년 두부 제품을 출시하면서 풀무원을 겨냥해 “풀무원 두부가 포도씨유를 넣어 만든 제품인데 반해 자사의 ‘기름 안 넣은 두부’는 품질이 월등하다”고 홍보했다.

비방 경쟁은 라면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나가사끼 짬뽕’이 월간 판매량에서 농심 신라면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고 발표했다가 빈축을 샀다. 이마트에 따르면 1위에 오른 상품은 5개들이 봉지라면 상품으로, 한 달 간 신라면을 앞선 것은 사실이나 전체 판매량은 여전히 농심 신라면이 1위를 지키고 있음이 밝혀졌다.

주류 부문 노이즈마케팅은 지난 2008년 진로와 롯데주류 간 경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18.5도인 소주 ‘J’를 출시한 진로는 “처음보다 1도 더 부드럽다”는 광고 문구로 19.5도인 소주 ‘처음처럼’을 정면 비방하고 나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일시적인 점유율 향상은 있을지 모르나 결국 제품 자체의 이미지를 하락시키는 제 살 깎아먹기”라며 “상호 비방 보다는 업계 전체가 힘을 모아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