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매서운 한파에 신세계-이마트 실적 '움찔'
신세계와 이마트가 기업분할 이후 기대치를 밑돈 실적에 주가마저 힘을 받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사업별 전문성 극대화, 업종별 책임경영 확립 등을 위해 독립경영이라는 전략적 승부수를 띄웠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누적 매출액(2월 말)은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한 2천5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전년대비 2% 감소했다.
이마트의 올해 누적 매출액(2월 말)은 전년 동기대비 6.5% 증가한 1조9천5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천385억원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소비심리 둔화와 각종 유통업에대한 날선 규제 속에 수익성이 악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 홍성수 연구원은 신세계에 대해 “올해 1분기 실적은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며 “2월 실적은 영업일수 증가와 해외명품 판촉 등으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매출증가율 둔화와 영업이익 감소를 극복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원은 이마트와 관련 “정부의 강제 휴무에 따른 매출 감소 및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이익 모멘텀이 2분기부터 악화될 전망”이라며 “각종 물가 인상 등으로 구매 여력이 떨어져 소량 구매가 늘어나며 전반적인 마트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난해 실적 또한 업계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9.1% 증가한 1조4천3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천138억원으로 전년대비 7.3% 늘어났다.
특히 2위 다툼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현대백화점에게 수익성에서 크게 밀렸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4천391억원, 영업이익 4천5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1%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로 현대백화점에 한 참을 뒤졌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액(5월∼12월)은 전년 동기대비 11.1% 증가한 7조2천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천953억원으로 전년대비 6.5% 늘어났다.
대신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대형 유통업체들에 대한 정부규제가 백화점에 대해서는 일단락됐지만 대형마트로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2012년 5~6월 이후부터는 2011년의 높아진 손익 기저를 감안할 때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통가 한파에 신세계와 이마트의 동반 실적 둔화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주가 또한 미끄러지고 있다.
16일 신세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천원(+0.39%)오른 25만6천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이마트가 신세계에서 분리된 후 40% 가까이 빠진 수준. 신세계 주가는 지난해 초반에만 해도 30∼40만원대 수준을 유지했었으나 지난해 말 23만원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었다.
▲ 신세계(위), 이마트(아래) 주가동향.
같은 날 이마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천원(-1.55%) 떨어진 25만4천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 6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 후 승승장구해 30만원대를 넘기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미끄럼을 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24만7천5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었다.
한편 지난해 5월 자본금 기준으로 신세계 26.1%, 이마트 73.9%의 비율로 분할한 양사는 비슷한 수준의 재무안전성을 나타냈다.
2011년 말 신세계와 이마트의 유동비율은 각각 18.1%, 29.6%로 다소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의 재무유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항목인 유동비율은 평균적으로 150%이상일 경우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다.
업종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보는 부채비율은 신세계와 이마트 각각 93.7%, 92.9%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