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 적자늪서 허우적, 최용권 회장 진퇴양난

2012-03-20     유성용 기자

시공능력 33위의 중견건설사인 삼환기업 최용권 회장이 신용등급 하락과 실적부진 등 잇따른 악재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저축은행의 비도덕적 행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윗물이 맑지 못하니 아랫물이 말썽을 부리는 게 당연하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올법한 대목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환기업은  작년 전년대비 17.9% 감소한 7천7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무려 739억원과 991억원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했다.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작년 단기차입금만 3천751억원으로 전년 보다 2배 이상 늘어 상환부담이 가중됐다. 부채총계도 전년 보다 1천억원 가까이 불었다.

부채비율은 169%에서 235%로 악화됐고 자기자본비율 역시 37%에서 29.7%로 대폭 하락했다. 이자비용은 39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0억원 가량이나 늘었다.

모든 재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이에 따라 작년 말부터 신용등급이 급전추락하고 있다.

삼환기업은 작년 11월 NICE신용평가로부터 장기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평가 절하됐다.

한 달 뒤인 12월 한국신용평가는 삼환기업의 신용등급을 'BBB+ 부정적'에서 'BBB'로 낮추고 올 들어서는 'BBB-'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주가도 울상이다. 삼환기업의 현재 주가는 4천930원(16일 종가 기준)으로 1년 전 9천80원과 비교해 반토막난 상태다.

계열사인 삼환까뮤 역시 1천4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 역시 1년 전 5천360원이던 주가가 현재 2천900원으로 절반 이상 내려앉은 상태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2012년 새해벽두부터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고초를 겪기도 했었다.

지난 1월11일 최 회장과 삼환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신민상호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은 결과 '불법 백화점'이라 불릴 정도의 수많은 비리 전모가 밝혀진 것.

대주주 불법 대출을 비롯해 당기순이익을 200억원 부풀려 자기자본비율을 부당하게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이 같은 회사의 주식이나 회사채를 보유할 수 있는 한도 초과 불법도 자행됐다.

이에 따라 신민상호저축은행은 2월1일부터 19일까지 보름여간 상장폐지실질심사를 위해 주식 매매거래 정지를 당하기도 했으나 상장폐지는 가까스로 면했다.

신민상호저축은행 지분은 최용권 회장이 8.45%, 삼환기업 65.83%, 삼환까뮤 11.08% 등 삼환이 총 86.07%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최 회장이 대주주와 등기임원의 지위에 있는 삼환기업 직원이 회사의 보유주식을 임의로 매각하는 횡령사고까지 겹쳤다.

재계 관계자는 "최용권 회장이 1946년 삼환기업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듯 하다"며 "올해도 건설경기 침체와 미분양 물량 적체로 악재와 적자를 털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