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롯데마저...그랜드백화점 김만진 회장 '위기탈출' 요원
그랜드백화점(대표 김만진)이 악재의 수렁에 빠져 비틀대고 있다.
실적악화에 재무건전성은 ‘적신호’를 켰고 일부점포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려했지만 믿었던 롯데쇼핑 마저 그랜드백화점에 구원의 손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연이은 악재에 주가도 급락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미한 존재감으로 고전하고 있는 그랜드백화점이 유통업에 손을 떼고 관계사를 통해 영위해온 부동산·건설업으로 업종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 3년 연속 순손실... 주력사업인 유통부문 맥못춰
그랜드백화점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호령에 점차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수년간 순손실을 내며 매출,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천108억원으로 13.4%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8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순손실은 지난 2009년부터 3년 연속 발생했다. 2009년 순손실은 84억원, 다음해엔 6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업계 경쟁 심화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했으며 여파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랜드백화점이 밝힌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유통업계 점유율은 0.55%에 불과했다. 롯데쇼핑의 점유율은 71%, 신세계와 이마트는 합산해 23%로 그랜드백화점과 비교가 불가했다.
◆ ‘점포매각 백지화’, 믿었던 롯데쇼핑마저....
늘어나는 적자폭을 감당하기 어려운 그랜드백화점은 결국 롯데쇼핑에게 영업점을 넘기며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최근 롯데가 인수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점포매각이 전면 백지화 됐다.
지난 1999년에도 경영난에 허덕이다 알짜배기 강남 본점을 롯데에 넘기며 부채를 해결했던 그랜드백화점이 또 한 번 롯데로부터 대규모 자금 수혈을 시도했지만 믿었던 롯데마저 구원의 손길을 내주지 않은 것.
그랜드백화점은 이번 점포 매각으로 ‘적신호’를 켠 재무상태를 개선하며 현금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돼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의 재무지표는 크게 불안정하다. 계속된 매출감소와 순손실 확대로 재무구조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다.
2011년 3분기 말 기준 그랜드백화점의 순차입금은 1천478억원, 총차입금은 1천768에 달했다.
특히 1년 이내에 변제할 단기성부채인 유동부채는 2천269억으로 전체부채의 85%에 해당한다. 2011년 3분기 말 기준 그랜드백화점의 부채총계는 2천667억원이다.
점포 매각 무산으로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부터 그랜드백화점의 일부 점포가 롯데쇼핑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는 지난 1월 30일 9만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16일 그랜드백화점과 롯데쇼핑이 공식적으로 매각검토를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매각 무산이 발표됐고 주가는 다시 내리막을 걸었다. 한 달 사이 그랜드백화점의 주가는 30%가까이 빠지며 5천원 대로 고꾸라졌다.
그랜드백화점 주가는 19일 코스닥시장 훈풍에 편승해 전 거래일 대비 40원(+0.69%) 오른 5천8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0.05포인트(0.01%) 상승한 539.83에 거래를 마쳤다.
◆ 부동산업으로 업종 전환? ‘글쎄’
그랜드백화점은 점포 매각 무산의 여파로 사업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그랜드 백화점이 주력인 유통업에서 손을 떼고 주요 관계사들을 통해 영위해 온 부동산·건설업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에 롯데에 점포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현금확보가 힘들뿐더러 부동산 건설업계 불황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랜드백화점의 20%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도진흥기업이 건설 및 부동산업을 하고 있어 업종 전환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정도진흥기업은 김만진 그랜드백화점 회장과 김 회장 일가가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다.
김 회장이 수년전부터 부동산개발업에 집중하면서 정도진흥기업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전환으로 위기탈출을 꾀할 것이라 전망되던 그랜드백화점이 최근 점포 매각이 무산돼 꽤 골치가 아플 것이다"며 "현재상황으로는 현금확보가 불가능해져 업종전환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모든 사업계획이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