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패드 데이터요금 폭탄 원인 알면서도 방치?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부당하게 청구된 데이터사용료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통신사 측은 일부 애플리케이션의 문제임을 확인한 후 각 앱 개발사에게는 개선 조치를, 이용자에게는 사전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이 모(남.34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 경 90만원 갸랑의 애플의 아이패드2 (Wi-Fi+3G 모델)를 24개월 할부 구매해 KT 데이터 요금 2기가(월 2만7천500원)로 사용해 왔다.
회사나 집에 와이파이가 구축되어 있어 아이패드2 사용 후 2기가의 데이터를 모두 소진할 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
하지만 지난 2월, 1월분 사용요금청구서를 받은 이 씨는 경악했다. 무려 10기가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정산되어 22만원의 요금이 청구된 것. 놀란 이 씨가 KT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정상 과금이라고 안내했다.
당황한 이 씨가 포털사이트 등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던 중 자신과 같은 요금 폭탄 경험을 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러 사용자들이 꼽은 요금 폭탄의 원인은 아이패드2의 3G 자동 전환.
기기를 일정시간 사용하지 않을 시 슬립모드로 전환되고 이때 기기가 와이파이 신호를 잡기 위한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3G로 자동 전환된다. 문제는 종료되지 않은 일부 애플리케이션이 3G로 데이터를 송·수신 해 엄청난 사용료가 발생된다는 것.
이 씨는 관련 자료가 이미 지난해 9월경 작성됐고 이 문제를 짚어낸 사용자가 KT와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은 점을 짚어 다시 KT 고객센터로 문의했다.
하지만 고객센터측은 “1천만원이 든 지갑을 잃어버린 후 다른 사람에게 찾아내라고 떼쓰는 것과 같다. 우리가 이 상황을 사전에 고지해야 할 책임이 없다"고 답했다고.
계속되는 이 씨의 항의에 업체 측은 선심 쓰듯 50% 요금 감면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씨는 “정상과금이라고 하면서 50% 감면 제안을 하는 것은 구린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방송통신위원회로 신고 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제조사와 경위 확인 결과 아이패드2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앱의 문제로 밝혀졌다. 해당 앱 개발자들에게 이 사안을 수정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앞으로 대리점 등에서 판매할 시 데이터 요금 발생에 대해 반드시 고지하도록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 씨는 KT로부터 추가 과금된 부분에 대해 전액 감면처리를 받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