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BS금융 회장, 장기집권 반열 오르나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지 올해로 7년째에 접어들면서 은행권 장수 CEO 대열에 합류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부산은행장에 오른 후 연임에 성공한 뒤엔 또다시 지주회사를 설립해 회장을 맡으면서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난 6년간 CEO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져온 이 회장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20년)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15년)처럼 장기집권 체제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S금융그룹이 이장호 지주회장과 성세환 신임 부산은행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가운데 이 회장 주도 아래 은행부문의 영업력 강화와 자회사간 시너지 극대화, 비은행부문 사업다각화 등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사실 이 회장은 지난해 지주사 출범에 성공하면서 은행장 재연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금융계 내부적으로 지주회사가 특정인의 장기 집권수단이 되어선 안된다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은행장직을 자행출신 부행장에게 물려줬지만 여전히 그룹 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장은 한국은행과 외환은행을 거쳐 1973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래 40여년을 조직에 몸담아온 산증인이다. 특히 지난 2006년 부산은행장에 오른 후 연임에 성공했고 지난해 3월에는 BS금융지주 출범과 더불어 초대 회장자리까지 꿰찼다.
2년 임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회장 주도의 장기 집권체제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BS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는 CEO 연령제한이 없는데다 이 회장의 나이도 현재 66세여서 회장자리 또한 연임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역대 은행권 최장수 CEO로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20년)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15년)등이 꼽힌다. 또한 현직 CEO로는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씨티은행장(10년)이 장기집권 중이다.
하지만 특정인이 금융회사 CEO자리를 오랫동안 독점하는데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다. 장기집권의 폐해가 결국 그룹의 CEO 리스크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 전 회장의 경우 4연임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결국 신한금융 경영진간 내분사태를 촉발시켜 불명예 퇴진하는 격랑을 겪기도 했다.
또 하영구 회장의 경우도 고배당, 서민금융․중소기업지원 외면 등 국내 금융정서보다는 모기업인 씨티그룹의 이익에 치우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이장호 회장에 대해선 아직까지 장기집권에 대한 비난은 노골화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가 은행장 시절 지주회사를 만들어 회장에 취임하려 할 때 일각에선 CEO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그가 회장 임기가 끝나는 2년뒤에 또다시 연임을 추진할 경우 그 또한 장기집권에 욕심을 내는 최고경영자로 분류 돼 적지않은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BS금융지주 수장에 오른 후 자산운용사 및 보험업 진출 등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총자산 70조원, 당기순이익 7천억원의 금융회사로 성장한다는 중장기 경영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출범 초기 부산은행과 BS투자증권, BS캐피탈, 부산신용정보 등 4개 자회사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IT자회사인 BS정보시스템과 BS저축은행(프라임․파랑새 저축은행 인수) 등 6개 자회사를 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실적부분에서도 DGB금융지주를 제치고 수년째 지방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2011회계년도) 부산은행의 총 자산은 37조9886억원, 당기순이익은 409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대구은행은 자산규모 31조2892억원, 당기순이익 3233억원으로 2위에 그쳤다.
이 회장은 올해 지주회사 체제 안착과 지방계 맹주자리 사수를 위해 주요 거점인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확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사업다각화와 자산규모 확대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비중이 90% 이상인 만큼 향후 보험사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지주사 출범 1주년을 맞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는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방계 리딩금융 도약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최장수 CEO들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그가 CEO직에 내려왔을 때 어떤 평가를 받을 지는 미지수다.
이 회장이 2년 후에도 최장수 CEO의 길을 계속 걷게 될지, 아니면 최고의 자리에 섰을 때 명예롭게 퇴진하게 될지 금융계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장의 경우 지금도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 번 더 연임하겠다고 나설 경우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