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회장 자사주 매입에 50억 사재 털어, 왜?

2012-03-29     윤주애 기자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연초부터 15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에도 약 35억원을 들여 매입한 동아제약 주식 전량을 재단에 기부하거나 무상출연했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혹시 모를 경영권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23일부터 사흘 동안 동아제약 주식 1만2천여주를 장내매수했다. 매입금액만 10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한 달간 매입한 5천310주(5억원)까지 포함하면 3개월새 1만7천여주(15억원)를 사들인 것.

재계에서는 강 회장이 지난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해 학술장학재단인 수석문화재단에 기부해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3월 동아제약 주식 7천153주를 21억원에 매수하고, 이 가운데 460주(5천만원)를 수석문화재단에 기부했다. 나머지 6천700여주(20.5억원)는 그해 5월 강 회장이 장내매수한 자사주 1만6천주(13.5억원)와 합쳐 재단에 무상출연됐다.

지난해 6월 강 회장이 매입했다가 재단에 기부했던 주식 335주(3천만원)까지 포함시킬 경우 1년간 총 4만6천여주, 34억8천만원어치를 매입해 전량 재단에 기부하거나 무상출연한 것이다.

이처럼 강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최근까지 12회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한 것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동아제약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 회장이 이처럼 대량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04년(19회) 이후 처음이기 때문. 2007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 전부터 강 회장의 장남인 문석씨는 동아제약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는 등 경영권에 욕심을 내비쳤다. 이에 강 회장은 2004년 19회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이며 배수진을 쳤다.

결과적으로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은 문석씨의 실패로 끝났지만 최근 국내 제약환경이 악화일로를 거듭하면서 언제까지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 자사주 매입으로 강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이 2010년 말 10.87%(121만주)에서 최근 14.4%(172만주)로 약 1년 3개월만에 3.17%p 높아진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반면 1천43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지분율은 지난해 초 9.91%(110만주)에서 최근 9.26%(110만주)정도로 낮아졌다. 동아제약 주식 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는 한미홀딩스 측의 지분율도 8.71%에서 7.92%로 감소했다.

이는 강 회장이 매입한 자사주를 수석문화재단에 기부하거나 무상출연했을 뿐 아니라, 일본 DM바이오로부터 바이오시밀러 투자자금 570억원을 유치하면서 우선주 61만3천주가 발행됐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12월 말 57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DM바이오는 발행되는 신주 전량을 배정받았다.

지분률은 낮아졌지만 이미 한미약품을 비롯해 한미홀딩스가 확보하고 있는 지분이 상당해 동아제약은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회장님이 틈틈이 자사주를 매입해 재단에 기부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GSK나 한미홀딩스 등으로부터 경영권 방어하려고 주식을 매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약품 측이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데 일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경영권 논란 등의)말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