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임원 제2금융권 재취업 붐

2012-03-29     임민희 기자
은행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임직원들이 소속그룹의 계열사나 보험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은행 본부장급 이상의 퇴직임원들의 경우 주로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나 자산운용 등을 취급하는 그룹의 자회사나 타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영업 강화에 나선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달 고일영 전 기업은행 마케팅 담당 부행장과 김영윤 전 국민은행 부천지역본부장을 방카슈랑스 부문 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올해 2월 임기가 만료된 문종복 전 신한은행 부행장은 신한신용정보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자산운용부문 담당 부사장에 김상진 전 신한은행 복합영업본부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이렇듯 은행 퇴직임원들은 보험, 증권 등 2금융권 회사로 갈 때 연봉이나 직급 등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반면 은행 명예퇴직자들은 자회사나 거래처에 재취업시 낮은 직급이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보였다.

현재 대다수 은행에서는 인력구조조정 차원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은 주로 정직원인 부지점장급 이상이나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55세 이상의 직원들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0년 3천244명에 대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55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시특별준정년퇴직'을 실시해 47명이 퇴직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0년 희망퇴직의 경우 젊은 직원들도 포함돼 있어 재취업프로그램 차원에서 취업 알선을 해줬는데 1300여명은 재취업을 했고 1500여명은 창업을 했다"며 "재취업은 은행업무와 관련된 마케팅이나 연체관리 등의 업무였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1월 부지점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30명이 퇴직했고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준정년퇴직(희망퇴직)을 실시해 378명이 회사를 떠났다.

농협은 지난해 521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단행했고, 스탠타드차타드은행(SC은행) 역시 지난해 임원급 20여명과 일반 직원 800여명을 명예퇴직조치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별도의 희망퇴직 없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지점장급들을 대상으로 매년 4, 5월경 전직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한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한 후 현재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 거래처는 개인고객은 명사클럽, 중소고객은 비즈니스클럽, 대기업은 다이아몬드클럽 회원사가 있고 자회사는 우리신용정보가 있는데 이러한 거래처와 자회사쪽에 퇴직자들에 대한 채용의사를 문의해 수락할 경우 매칭을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임금이나 직급 등의 문제가 있어 거래처나 자회사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개 개인적으로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