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주유소에 여름 기름값 할인 혜택
기름팽창 피해 소비자는 '봉'...산업자원부는 묵인.방관
2007-09-02 장의식기자
소비자는 '봉' 대접만 받고 있는 데 산업자원부는 묵인.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이 일반 소비자와는 거리가 먼 정유사와 주유소끼리의 거래에만 적용되고 있으며 정부 당국은 우리나라의 조건상 도입의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기온 변화에 따라 논란이 될 전망이다.
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현행 '계량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마련된 '액체용 계량기 기술기준'상 휘발유는 1℃마다 0.11%, 경유는 0.08%씩 부피가 변동한다.
온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부피가 늘어나고 높은 온도에서 기름을 주입할 경우 기준시 부피보다 적은 양의 기름이 차량에 들어가게 된다는 얘기다.
이 경우 온도에 따른 기름 부피의 보정이 필요한데, 현재 정유사와 주유소가 거래할 때는 기준온도(15℃)와 달라 부피 환산을 주유소가 요청하면 온도에 따른 부피 변화를 감안해 거래할 수 있도록 돼있다.
산자부는 자료에서 "정유사가 공장 또는 저유소를 통해 유류를 공급할 때 주유소가 온도에 따른 부피 환산을 요청하는 경우 기술표준원의 부피환산 계수표에 따라 부피를 온도나 밀도에 따라 환산해 거래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유소가 정유사에 100드럼(드럼당 200ℓ)의 휘발유를 주문할 때 온도가 25℃, 휘발유값이 ℓ당 1천500원일 경우 부피환산 계수표상 25℃에서 휘발유 1ℓ는 기준 온도에서 0.9874ℓ여서 실제 주유소가 공급받는 물량은 2만ℓ가 아닌 1만9천748ℓ가 된다.
이 때 주유소가 온도에 따른 부피 보정을 요구하면 주유소는 정유사에 2만ℓ값 3천만원이 아니라 2천962만2천원를 내게 되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보정방식이 존재하고 국내에도 온도보정 관련 도.소매용 온도환산장치가 부착된 계량기가 판매되고 있지만 정작 소매거래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올해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며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물론, 월마트 등 유통업체까지 100개가 넘는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여름철의 팽창한 기름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액체의 경우 가스와 달리 온도에 따른 부피 편차가 작고 제주도와 부산 등 남부지방을 빼면 연평균 온도가 15℃가 되지 않는데다 실제 정유사,주유소간 거래에서도 그리 많이 쓰이지 않는다"며 도입에 별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자부는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이 소매단계에서 보정을 하지 않으며 보정 기기를 도입할 경우 주유소에 비용이 들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