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형제승계...박용만 회장 체제 전환

2012-03-31     유성용기자

두산그룹이 박용현 체제에서 박용만 체제로 전환했다.

두산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의장에 박용만 회장(57세/사진)을 선임했다. 이로써 박 회장은 박용현(69세)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박용현 전 회장은 “2009년 취임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한 후 물러나 사회공헌활동에 좀 더 시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체제가 안정됐고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 성장시키는 데 최적임자가 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 연강재단 이사장과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사회공헌활동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박용만 신임 두산그룹 회장은 90년대 중반부터 강력한 구조조정과 M&A로 두산을 국내 소비재 기업에서 인프라지원사업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2001년 한국중공업(現 두산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現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두산의 사업방향을 전환했으며 원천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2007년 밥캣 등의 인수를 주도했다.

두산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98년 매출 3조4천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6조2천억원으로 성장했으며 국내외 매출 비중도 98년 88:12에서 2011년 39:61으로 완벽히 전환했다.

박용만 회장은 재계에서 인재경영, 소통으로 유명한 경영인이다. 매년 기업설명회에 참가해 대학생들에게 회사의 비전 등을 소개하고 해외에서 열리는 해외 대학 MBA 졸업생 면접에도 참여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사내 임직원과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폭넓은 계층과 소통을 하며 기업에 대한 기존 인식을 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직원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하기 위해 사내 SNS 채널을 만들기도 했으며 트위터에서도 팔로어가 13만 명을 넘어섰다.

박용만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학교, 보스턴대학교 MBA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 근무한 뒤 1982년 두산건설에 사원으로 입사했으며 두산음료, 동양맥주, (주)두산 전략기획본부,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두루 거쳐 30년 만에 그룹회장에 올랐다.

한편 박용만 회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두산만의 독특한 경영문화인 ‘형제승계’가 다시 안정화된 모습이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박 초대회장의 장남인 박용곤(80) 명예회장, 2남인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 그리고 3남인 박용성(72) 두산중공업 회장이 번갈아 가며 그룹 운영을 맡았다. 하지만 2005년 박용오 회장이 박용성 회장의 그룹회장 추대에 반발하면서 형제경영 체제가 와해됐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