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한국에 가짜이력서 홍수"
2007-09-04 뉴스관리자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대학 간판이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로 작용하는 한국 사회에 위조 학력증명서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인기를 한몸에 누리던 연예인과 언론계 종사자, 학자, 존경받는 종교인 등이 오랫동안 경력을 부풀려 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과오를 스스로 털어놓고 대중으로부터 용서를 구하는 추세라는 게 신문의 설명.
신문은 한국 검찰이 최근 전국적으로 학력 위조와 논문 표절, 가짜 증명서 등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동시에 제보를 접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한국판 '메릴 스트립'으로 불리는 연극인 윤석화씨가 자신의 가짜 학력을 고백하면서 "어릴 적, CM 송을 부르던 시절 철없이 했던 거짓말이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양심의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며 윤씨의 사례를 조명했다.
윤씨는 지난 달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경력을 부풀리기 위해 경력을 날조했다면서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지난 1974년 이화여대 생활미술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의 매력에 빠져 입학 1년 만에 자퇴를 했다고 말했었다.
윤씨는 대학 예배시간에 초청돼 '상상 속' 대학시절 추억들에 대해 언급했고 윤씨의 거짓말은 유명인사 반열에 올라선 뒤에도 계속 따라다녔다.
윤씨의 경우처럼 대부분 허위학력이 들통난 사람들은 이른바 잘나가는 중년층이었다.
신문은 이들은 한국이 1950~53년 한국전쟁 이후 경제적, 문화적 폐허에서 벗어나 경제규모 11위 국가로 도약하던 시절인 30여년 전 자신들의 학력을 거짓으로 꾸몄고 당시는 전통적 사회구조가 붕괴하고 대학졸업장이 개인적 가치로 통용되고 대학 진학 자체가 극도로 어렵던 시기였다고 지적했다.
연세대학교 황상민 교수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성공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학위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며 "(학력을) 위조하고 싶은 압박을 항상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서는 인간 대접을 받기 힘들었다"며 "배우와 가수들도 마찬가지여서 학위가 있으면 연기와 노래를 인정해주기도 했다"고 학벌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폐해를 꼬집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