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힐러리 당선되면 나는 '퍼스트 레디'"
2007-09-05 뉴스관리자
4일(현지시각) 오프라 윈프리 쇼에 등장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천연덕스런 대답은 '퍼스트 레디'. '레디(laddie)'란 스코틀랜드에서 많이 쓰는 젊은이, 총각, 자네 같은 뜻의 구어체 단어다.
클린턴은 "내 스코틀랜드인 친구가 `퍼스트 레디'라고 해야 한다고 합디다. 그게 퍼스트 레이디에 제일 가까운 말이라던데,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뭐라고 불리던 상관안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은 미국민들에게 친근한 영부군이 되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인기높은 오프라 쇼에 출연한 클린턴은 대권 고지를 위해 뛰고 있는 힐러리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얘기도 곁들였다.
클린턴은 아내인 힐러리가 가끔 중요한 기고문이나 연설문이 있으면 읽어보라고 하거나, 가끔 전략적인 조언을 부탁하기도 하지만 "나는 선거판을 떠난지 오래됐기 때문에 그 사람이 지금 선거에 대해선 나보다 아는게 훨씬 많다"고 아내의 능력을 치켜세웠다.
클린턴은 또 자신은 정치를 떠났지만 아내 때문에 여전히 정치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때는 골프장에서 힐러리 전화를 받는데, 출마하지 않고 골프를 즐길 수 있는게 좋다"고 말했다.
힐러리가 전화로 '당신이 출마했을 때보다 나는 지금 15살이나 많다는걸 아느냐'고 하길래 '아무도 당신보고 출마하라고 안했어, 여보'라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등 중요 경합지역을 제외하고는 힐러리의 선거운동에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선거 관련 발언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이는 힐러리의 독자적인 정치적 역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클린턴의 이날 발언들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의 열렬한 지지자인 오프라의 쇼에 클린턴이 등장한 것도 자선활동에 대한 자신의 저서인 '기부(Giving)'에 대한 인터뷰를 위해서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