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외사업 강화..이머징마켓 집중 공략

2012-04-05     임민희 기자
최근 국내 은행권이 KB금융․우리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지주 등 빅5 체제로 재편되고 여기에 IBK기업은행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치열한 영업전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은행의 해외시장 진출도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에 현지법인과 지점, 사무소를 두고 해외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은행의 해외비중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산과 순이익 대비 각각 10% 미만에 그치고 있다. 삼성과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은행들이 라이센스(영업허가) 문제나 현지은행들과의 경쟁 등 열악한 영업환경 속에서 올해 얼마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홍콩․런던현지법인, KB캄보디아은행 등 3개 현지법인의 영업활동을 통해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뉴질랜드, 미국, 중국 등 7개의 지점과 베트남, 우크라이나에 2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그룹차원에서 향후 본격적인 해외사업 진출에 대비해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인력을 100여명 채용한데 이어 올해에도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 인도 뭄바이 지점, 일본 오사카 지점, 중국 북경지점 및 법인설립을 추진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해외사업 비중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재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인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진출하려고 하는데 작년만 하더라도 많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의 어려움에 대해 "현재 국민은행은 중국 광저우, 쑤저우, 하얼빈에 3개 지점과 올해 북경지점 및 법인 개설을 추진 중인데 이에 반해 중국공상은행의 경우 2만5천개 채널이 있어 경쟁이 될 수 없는 구조"라며 "중국의 성장성을 보면 우리가 장기적으로 가져가야할 시장이지만 여건이 녹록치 못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홍콩우리투자은행, 우리아메리카은행, 러시아우리은행, 인도네시아우리은행, 중국우리은행 등 5개의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여기에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방글라데시, 북한 등에 12개의 지점을, 그리고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 4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해외비중은 자산대비 10% 내외로 향후 브라질,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 현지법인 및  지점을 신설하거나  현지은행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일 우리금융 창립11주년 기념식에서 "철저한 현지화 개념에 입각한 글로벌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성장잠재력이 큰 개발도상국 시장 개척과 함께 중소형 금융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신한아주금융공사, 아메리카신한은행, 유럽신한은행, 신한크메르은행,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캐나다신한은행, SBJ은행, 신한베트남은행 등 해외현지법인 9개사를 포함해 16개 지점과 2개의 사무소를 해외에 두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을 중심으로 이미 진출해 있는 베트남, 일본, 중국, 인도 등 핵심시장에서 7~8개의 지점 개설을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로 외화부문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와 인도네시아에 설립된 PT Bank Hana를, 외환은행은 외환로스앤젤레스파이낸셜, 캐나다외환은행, 외환은행(중국)유한공사 등 10개 현지법인과 미국, 캐나다, 체코 등 20개의 현지법인자지점을 각각 보유 중이다. 또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 12개 지점과 7개의 출장소 및 사무소를 갖추고 있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톱50' 진입을 목표로 오는 2015년도까지 해외비중을 자산의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과 미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현지법인인 기업은행(중국)유한공사를 비롯해 뉴욕과 동경, 홍콩, 베트남 등에 13개 지점과 2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올해 중국에 2~3개 점포를 추가 개설하고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일일주재원이 나가 있는 인도에도 사무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진출한 지역에 해외점포를 우선적으로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진출해 있는 중국 북경이나 상해에는 기업은행 지점이 없지만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기업들이 많은 천진에 본점을 오픈한 것도 바로 이때문"이라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과거 농협중앙회가 조사활동을 목적으로 만든 뉴욕사무소를 제외하고는 해외점포가 한곳도 없다.

신충식 지주회장 겸 농협은행장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지역농축협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 뱅킹에, 농협금융은 대도시, 기업금융, 글로벌 부문을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동반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신 회장은 글로벌 사업부문 확대를 위해 "올해 미국 뉴욕에 있는 사무소를 지점으로 오픈하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도 적극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