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식자재사업, 골목상권 침해-일감몰아주기 사이서 진퇴양난

2012-04-06     임수영 기자

CJ프레시웨이 등 식자재 사업을 펼치는 대기업들이 사회적 비판 여론으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 업소로 사업을 펼치면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난 여론에 휩싸이고 계열사 비중을 높이면 일감 몰아주기로 집중 포화를 맞아 ‘진퇴양난’에 처하고 있는  것.

업체들은 식자재 사업에대한 여론 재판의 수위가 높아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이 묶이고 있다며 장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불거진 대기업 빵집 논란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불똥이 식자재 사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그렇다고 계열사 비중을 높이면 일감 몰아주기의 표적이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라고 토로했다.

현재 식자재 유통사업에 뛰어든 대기업 집단은 CJ프레시웨이, 대상, 아워홈, 삼성에버랜드,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등이다.

이들 가운데 CJ프레시웨이와 대상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타깃이 되고 있고 나머지는 일감몰아주기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전국 주요 거점의 식자재 유통 중소업체를 통합한 대형 유통센터 ‘프레시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프레시원은 지역 상인들에게 공동 구매 기회를 제공해 매입 단가를 낮추는 등 상생 개념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중소상공인들은 단가 경쟁 여력이 없어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규탄대회를 여는 등 여론몰이에 나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당사 사업 모델은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기반으로 한 개념으로 일부 오해가 발생했다”며 “사업 구조상 CJ프레시웨이가 상품 공급가에 관여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프레시원을 통해 상인들의 통합 구매를 돕고 이후 개인 소상공인들에게 전달하는 것 까지 역할이 제한돼 있으며 제품 마진율은 개인 소상공인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다.

프레시원은 현재 경기도 안양과 일산, 광주광역시, 대전 등 4곳에서 운영 중이며 CJ프레시웨이는 지분 20%를 보유한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대상그룹 역시 계열사 대상베스트코를 통해 식자재 유통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지만 비난 여론에 힘겨워하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식자재를 시중가보다 20% 가량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기존 영세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을 몰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들과 공조해 시장을 활성화 하는 등 도움을 주려는 것이 와전됐다”며 “영세 상인들이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아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고 세금영수증 등을 통한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삼성에버랜드 등은 계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의 계열사 거래 비중은 평균 20%를 넘어서고 있다. 이때문에 그룹의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비난이 비등하다.

그러나 업체들의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계열사 거래 비중이 높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돼온 거래 관계이고  사업의 특성상 쉽게 거래처를 바꿀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급식사업 역시  새로운 영역의 확대보다는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는 개념이 더 강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몰이에 몰려 사업을 확장하기도, 그렇다고 접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다"고 한숨을 쉬었다(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