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에 휘발유 넣고 오리발"…경유차 혼유사고 빈발
2007-09-06 박성규 인턴 기자
대부분 주유원의 실수로 발생하는데, 기름이 잘못 들어가면 엔진계통에 손상을 줘 적지 않은 수리비가 들게 마련이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깨진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혼유사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주유소로부터 사고를 인정받기가 쉽지않다.
전문가들은 주유 전 소비자들이 잘못된 기름이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고, 나중에라도 어떤 기름을 주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현금보다 신용카드로 기름 값을 결제할 것을 권한다.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한국소비자원에 올라온 혼유사고 피해사례를 소개한다.
#사례1=자영업자 정한구(41ㆍ서울시 성북구 길음동)씨는 지난 8월21일 강원도 문막읍 건등리에 있는 H주유소에서 신용카드로 주유를 하였다.
그러나 주유를 하고 주행을 하던 중 차량의 시동이 꺼지고 소음이 심해 자동차 서비스센터로 가서 수리를 의뢰했다.
서비스센터 담당자는 정 씨에게 “차량의 문제는 경유차에 가솔린을 주유해서 생긴 혼유사고로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씨는 문제의 주유소로 연락을 해 항의를 했고, 주유소 측은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아직 전화 한 통 없는 상태이다.
정 씨는 “신용카드 영수증에는 분명히 경유로 나와 있는데도 가솔린을 주입한 주유소 측의 실수가 어이없다"며 "잘못을 해놓고 전화 한 통도 없고, 문제를 회피하려고만 하는 태도에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피해를 호소했다.
#사례2=소비자 최지원 씨는 구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차를 몰고 XX주유소에 갔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주유소 소장이라는 사람이 경유차에 가솔린을 주유한 것이다.
주유소 소장에게 항의를 해봤으나 소장은 주유소와 합의를 보라고 했고, 주유소 측은 소장과 직접 합의를 보라는 등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이에 그는 경찰을 불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결국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었다.
최 씨는 “주유소 소장의 잘못이 분명한데도 돈 없다고 '배 째라'는 등의 막말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심지어 이제는 연락도 안 된다"며 "여자라서 깔보는 것 같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사례3=소비자 유혜정 씨는 자신의 경유차에 주유소 직원이 실수로 휘발유를 주유해 엔진이 손상되는 피해를 겪었다.
이 후 엔진 손상에 대해 주유소 측과 보상에 대해 합의를 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한국소비자원에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인터넷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그 뒤에도 주유소 측의 특별한 보상이 없자 유 씨는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유 씨는 “재판을 받는 과정 중에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나와 같은 피해사례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한국소비자원에 도움을 청했다.
#사례4=소비자 이병훈 씨는 지난 5월19일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렌터카 차량을 사용하고 기름을 채워 반납하기 위해 주유소에 들렀다.
이 씨는 주유하기 전 디젤 주유기 앞에 정차 후 디젤차라는 사실을 주유소 직원에게 알린 뒤 현금 2만 원어치를 주유했다.
그는 주유 후 40km정도 가자 가속기가 잘 밟히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렌터카 회사까지 총 80km가량 주행 후 차를 반납했다.
차를 반납하고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휘발유가 주유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이 씨는 주유소로 다시 찾아갔다. 주유소 직원은 다행히 그의 얼굴을 알아봤고, 휘발유를 주유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주유소 측은 휘발유를 주입한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고, 기름 성분분석 후 주유한 기름이 경유라고 밝혀지면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주유소 측이 명백한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를 볼 수 없어 문제의 주유소에서 팔고 있는 휘발유 1000원치를 산 뒤 이를 밀봉해와 내가 사용한 디젤 렌터카에 들어 있던 기름과 주유소에서 사온 기름의 성분 분석의 의뢰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가 해당 주유소에서 혼유사고를 확인 한 경우에는 보상을 받기 쉽다. 그러나 주유소를 떠나 나중에 혼유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주유소로부터 사실을 인정받기가 어렵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나중에라도 어떤 기름을 주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현금보다 신용카드로 기름 값을 결제하는 편이 좋다. 한국소비자원은 자사 홈페이지 알림마당에 보도자료로 혼유사고의 피해 방지 및 대책에 관해 글을 올렸다. 이를 참고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