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화백 위작…천재화가의 추락
2007-09-06 뉴스관리자
"그림을 팔아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드니 자신의 재능을 유명 화백의 그림을 베끼는데 써버린 겁니다."
최근 故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위조해 팔아넘긴 혐의(사기)로 충남경찰에 구속된 서모(52)씨는 여러차례 미술전에 입상할 정도로 재능있는 화가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을 지내고 있는 중견화가 서씨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에 입상할 정도로 촉망받는 화가였지만 자신의 재능을 그림을 `그리는' 데가 아니라 `베끼는' 데 사용했다.
서씨는 서양화 화가로서 여러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지만 유명화가가 아니었기에 작품당 10만원도 채 받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해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에 서씨는 박수근 화백의 위작을 만든 뒤 지난해 10월말께 대전시 서구 탄방동의 한 병원 의사에게 "1억원 이상 값이 나가는 진품인데 싸게 팔겠다"고 속여 2천만원에 팔아넘겼다.
또한 서씨는 실제로는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했음에도 대만대학원 서양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속여 작품전시회를 여는 등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경찰에서 "누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가진 작가의 그림을 사주겠느냐"며 "예술계가 원래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학력을 속였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서씨는 그림을 다른 이에게서 샀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서씨 집에서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 `절구질하는 여인'을 모사한 또다른 그림이 발견됐다"며 "`서씨가 직접 그림을 그렸다'는 동거인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서씨는 불우한 환경 탓에 그림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여러 차례 미술전 등에 입상할 만큼 재능있는 화가였다"며 "하지만 학력을 속이고 개인전을 열거나 위작을 진품이라고 속여파는 등 `사기'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박수근 화백의 진품 `나무와 두 여인'을 위조해 판매하고 고려청자를 팔아주겠다고 속인 뒤 빼돌린 혐의(사기)로 서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해 10월말 박수근 화백의 진품을 위조해 팔아넘겼으며 석달전인 7월께에는 이모(45.여.대전시 중구)씨로부터 시가 1억여원 상당의 고려청자를 넘겨받아 "높은 값을 받고 팔아주겠다"고 속여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