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는 미국 위한 용비어천가?
장영우 교수 "미국 찬가될 수 있어"
2007-09-09 백상진기자
문학평론가인 장영우(51) 동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최근 발간된 계간 종합문예지 '너머' 가을호(통권 2호)에 기고한 '서사와 인과성의 관련 양상'이란 글에서 '디 워'는 서사구조가 너무 빈약하고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을 주요하게 거론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디 워'는 500년 전 조선에서 용의 승천을 돕는 여의주를 품고 태어났으나 사랑에 빠져 자기 운명을 저버린 '나린'이라는 여성이 500년 뒤 미국에서 '세라'라는 여인으로 다시 태어나 마침내 착한 이무기의 여의주가 됨으로써 악한 여의주 무리를 퇴치한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장 교수에 의하면 용에 대한 한국인의 전통적 믿음으로 볼 때 조선에서 용이 승천을 하지 못했다는 구조는 조선역사의 비극을 상징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디 워'가 이렇다 할 만한 인과관계나 배경에 대한 설명없이 조선의 이무기와 여의주가 미국에 출현하고 마침내 착한 이무기가 그 여의주를 얻어 승천하는 것으로 설정된 것은 "미국의 국운이 더욱 번성할 것을 기원하는 찬가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디 워'가 단순 오락영화이므로 이를 두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거론하는 일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컴퓨터 그래픽이 중심인 영화라고 해서 스토리가 엉성해도 된다는 생각도 잘못"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