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 '비틀비틀'

1시간 30분거리 3시간 30분만에 도착… 면접늦고, 길 헤매고

2007-09-10     백상진 기자
차량 내비게이션이 길을 잘못 안내하는 바람에 면접시간에 늦는 소동이 빚어졌다. 또 1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3시간 30분이나 헤매는 사태도 벌어졌다.

소비자 고철민(25·경기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 씨는 지난 7월말 TV홈쇼핑을 통해 아이나비 내비게이션ES모델(사진)을 구입했다.

장착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골을 내려갔다. 하지만 전원이 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도 안내도 하지못했다.

일을 보고 집으로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이게이션을 켜도 작동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겨우겨우 올라와서 똑같은 제품으로 교환받았다. 새 제품을 달고 면접을 보러가기 위해 인천을 갔다. 그런데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 주변에서 계속 헤매는 것이었다.

우회전, 좌회전…시키는대로 계속 돌다보니 본부 면접에 10~15분 가량 늦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첫 면접인데 시간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안좋은 이미지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다음날 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고 부천에서 시흥을 거쳐 용인 백암까지 1시간30분이면 갈 길을 3시간30분이 넘게 걸렸다. 우회전해야 하는데 갑자기 유턴하라고 하고, 실제 거리가 50~60m인데 기계는 190m로 표시했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2km 더가라고 안내했다.

한번은 용인 쪽에서 서울로 올라오던중 내리막길로 가야 하는데 고가 위로 가라고 지시했다.

너무 열나고 황당해서 서울 은평구에 있는 아이나비 회사로 찾아갔다. 그 주위에서도 찾지못했다. 기름값 버리고, 시간 낭비하고, 밥도 못지 못했다.

아이나비 고객센터(1577-4242)로 전화해 “이 물건 도저히 못쓰겠다”며 환불을 요구하자 “ ”(환불받으려면) 기기이상이나 불량 판정이 나와야 한다”며 거절했다. 시간·기름 낭비에 대한 보상도 규정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답변했다.

고 씨는 “가장 큰 문제는 아이나비 맵(지도)이고, 기계와 수신 쪽에도 문제가 있다”며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