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콤팩트 B클래스, 벤츠! vs 벤츠?

2012-04-13     유성용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그간 부(富)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반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중장년층들이 타는 고루한 차라는 이미지도 꼬리표로 달고 다녔다.

S클래스의 중후함이 다소 무겁고 밋밋한 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듯 말이다.

이를 쇄신하기 위해 벤츠는 그간 국내서 '마이B'를 3천만원 후반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지난 2일 출시된 신형 B클래스는 마이B에 이어 벤츠가 2030세대를 타깃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콤팩트카다.

B200 블루이피션시와 스포츠패키지 등 두 버전으로 출시됐으며 벤츠코리아 최초로 1.8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지난 12일 벤츠코리아가 서울 강남 SETEC에서 마련한 시승회에서 만난 차량은 B200 블루이피션시 스포츠패키지였다.


◆우르바흐 대표 "고객 니즈 충족이 최우선"

B클래스는 벤츠의 뉴 제너레이션 프로젝트 중 첫 번째 콤팩트카다. 벤츠는 향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신형 ML클래스나 SL63 AMG 등 다양한 라인업의 모델들을 선보일 방침이다.

시승행사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벤츠코리아 토마스 우르바흐 대표는 "B클래스는 벤츠 라인업을 더욱 매력적으로 확대시켜 고객의 다양한 니즈 충족에 한 몫 할 것"이라며 "수입차 고객만족도 1위에 걸맞게 앞으로도 전문 딜러십 네트워크 및 쇼룸을 우수하게 갖춰 고객서비스 향상에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B클래스의 경우 판매 1위를 위해 벤츠가 추구하는 고객 만족의 기존 전략을 변화를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고객 만족을 높이는 게 성공의 핵심 모토로 삼고 있는 우르바흐 대표는 몇 주 안에 국내 시장에서의 전략을 밝힐 것이라 예고키도 했다.

그는 "고객 만족을 높이는 게 성공의 핵심"이라며 "향후 사회공헌 투자비용도 점차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르바흐 대표는 1989년부터 독일 다임러 승용차 및 밴 사업의 글로벌 판매 조직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 했다. 2006년 1월부터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판매 법인에서 밴 세일즈·마케팅 부사장으로 근무했고, 최근 한국 법인 대표를 맡았다.

◆ 3천만원대 벤츠!

놀라운(?) 가격이었지만 역시 벤츠였다. 그릴의 '벤츠' 엠블럼은 무시 못 할 자존심이다.

벤츠코리아 최초로 적용된 1.8리터 터보차저 디젤 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가 적용된 B200 스포츠패키지는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m의 힘을 낸다. 복합 연비는 15.7km/ℓ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심하게 했지만 시승 당시 연비는 10km/ℓ 정도가 계기판에 찍혔다.

제로백 시간은 9.3초로 무난한 가속성능을 보인다. 뒷좌석 레그룸 사이즈가 946mm나 될 정도로 공간이 널찍한 가족용 차면서도 운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S(스포츠)와 수동(M), E(에코) 등 3가지 모드의 변경으로 운전자 취향과 주행조건에 맞는 드라이빙을 할 수 있다.

'ECO' 모드에서는 차가 정차할 경우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다.

차체는 작은 편이나 폭스바겐 골프보다는 커 해치백 느낌은 덜하다.


콤팩트 세단답게 시속 140km 이상의 고속 운전에서 약간의 흔들림과 쏠림이 느껴졌으나 다이내믹 주행으로 좋게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하다. 굽은 길에서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무난하게 움직였다.

기어 레버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 시프트 타입으로 돼있어 중앙 콘솔 하단의 공간 활용성을 최대화했다.

가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벤츠 측은 내비게이션의 안내와 다른 상천으로 이어지는 굽은 길로 기자를 안내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유명한 와이딩 코스라고 한다. 벤츠의 의도대로 부드러운 핸들링을 맘껏 느꼈다.

B클래스 가격은 기본형이 3천790만원, 크롬으로 실내를 장식하고 LED 등을 단 스포츠 패키지는 4천250만원이다.

◆ 3천만원대 벤츠?

엠블럼과 외관에 흐르는 캐릭터 라인 강력한 벨트 라인과 매끈한 루프라인은 '역시 벤츠'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LED 방향지시등, 주간주행등과 바이 제논 램프는 B클래스를 한층 고급화 시켰다.

하지만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은 기자는 '벤츠?'라는 의문부호가 떠올랐다. 우르바흐 대표가 직접 자랑에 나선 실내 크롬 장식과 실버 라디에이터 그릴은 개인적으로 플라스틱 느낌이 강해 조악해 보였다.

센타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멀티모니터는 한글지원이 안되고 내비게이션으로도 사용할 수 없어 디자인과 실용성 모든 면에서 부족해 보였다.

고객의 니즈 충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벤츠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좌석의 시트 위치를 조절하면서 이 같은 생각은 절정에 치달았다. 심지어 국산 준중형도 버튼 자동식을 갖추고 있는데 B클래스는 모두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수동이었다. 원가 절감 노력에 너무 땀을 쏟은 듯하다.

주행 중 자동 도어 잠금도 되지 않았다. 천천히 주행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달려들어 가방을 빼앗아 도망갔다는 내용의 뉴스가 오버랩 됐다.

벤츠 엠블럼에 대한 경외감을 지닌 지인을 태울 것이라면 늦은 밤 실내가 어두울 때 하거나 밖에서 구경만 시켜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