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도사'들이 마약공장 차린 사연은?

2007-09-10     뉴스관리자
인터넷을 통해 마약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실제로 국내에서 이를 제조해 판매까지 한 일당이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전남지방경찰청이 구속한 이모(37)씨 등은 인터넷을 통해 '물히로뽕'으로 불리는 신종마약류 GHB(gamma-hydroxybutyrate) 제조법을 배워 직접 제조하고 판매했다.


이씨 등은 마약 관련 전과도 없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었지만 인터넷에서 '물히로뽕'으로 불리는 신종마약의 제조법과 경찰의 추적을 받지 않고 이를 유통하는 방법까지 배워 실행에 옮겼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돈이 궁했던' 이들은 2005년 서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성범죄에 주로 이용되면서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물히로뽕' 만드는 방법을 발견하고 사무실에서 이를 직접 제조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여기에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화공약품을 구해 혼합한 뒤 '물히로뽕'을 제조했으며 이들이 제조한 물히로뽕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성분조사에서도 정확히 마약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을 만든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IP 추적이 불가능한 외국 서버에 메일계정을 만들고 국내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 심야 특정 시간대에 잠깐 판매 광고를 올린 뒤 지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구매자들은 판매 광고가 잠깐만 올라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광고에 나온 이메일로 자신의 돈과 주소를 보내 이씨로부터 금지된 마약을 쉽게 전달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물히로뽕'을 직접 제조해 판매까지 한 경우는 처음이다"며 "인터넷에 온갖 정보가 떠다니면서 마약제조법에까지 접근할 수 있게 돼 마약사범을 단속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 등이 '물히로뽕' 제조에 사용한 화공약품이 전문가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란 점에 주목하고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