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스마트금융 확대 경쟁 본격화
2012-04-16 임민희 기자
특히 은행들은 일반 점포수는 점차 줄여가는 대신 고객들이 직접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지점' 설립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금융에 대한 보안 우려와 일반지점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은행들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의 스마트금융시장 선점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은 최근 스마트폰 뱅킹서비스인 'KB스타뱅킹' 이용 고객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다. ‘KB스타뱅킹’은 지난 2010년 4월 첫 선을 보인지 1년여 만인 지난해 5월 고객수 100만명을 기록한데 이어 11개월 후인 지난달 말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스마트금융 전담 부서인 ‘스마트금융부’를 만들고 올 상반기중 여의도에 ‘스마트지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도 인터넷․스마트폰 전용상품인 '우리아이터치 패키지'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스마트뱅킹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금융부'를 신설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스마트브랜치 등을 전담토록 했다. 또 오는 6월경 대학가 등에 2개의 스마트지점을 낼 계획이다.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은 지난 2월 서울 역삼동에 비대면 사이버영업 조직인 '스마트금융센터'를 개점했다. 화상을 통한 펀드상담과 대출서비스, '머니멘토'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향후 2~3년 내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PC와 모바일, 스마트패드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은 지난해 '오픈웹뱅킹'을 출시했고 올해 3월에는 다국어 지원 스마트폰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인 '하나N미니'와 스마트폰만으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전자지갑 앱인 '하나N월렛'을 선보였다.
IBK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도 최근 'IBK기업스마트뱅킹' 서비스를 실시한데 이어 KT와 제휴를 맺고 올 상반기 안에 '스마트브랜치'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렇듯 주요 은행들이 스마트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다양한 스마트기기 제품 출시로 금융소비자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은행 지점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해 71개 지점을 확충했으나 전체적인 영업점 수는 1천165개로 2010년(1천174개)에 비해 오히려 9개가 줄어들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23개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지만 영업효율성을 고려했을 때 지점수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무인점포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경우 2010년(9천338대)보다 200여대 늘어난 9천513대를 보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은 지난해 25개 영업점을 폐쇄했고 올해에도 15개 지점을 추가로 없애기로 했다. 대신 '스마트뱅킹센터' 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마트지점은 고객이 직접 전산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일반점포와 차이가 있다"며 "다만 기계가 할 수 없는 상담은 소수의 직원들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스마트금융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스마트브랜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직원은 거의 없이 화상으로 고객과 상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향후 은행권 전반적으로 일반 영업점보다는 스마트브랜치 관련 지점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출신청이나 통장․카드분실에 따른 재발급 등은 금융실명법에 따라 보안상 본인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IT나 스마트뱅킹 보안기술이 좀 더 진보되지 않는 한 일반 영업점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스마트지점 등 비대면채널 확대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라면 나중에는 오히려 지점수가 많은 은행들이 영업상 불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비대면채널은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며 "영업점이 축소되면 고용이나 구조조정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한 고객들은 여전히 은행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