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서비스가 고작 이런 수준이라니!"
서부수도사업소 "곧 신용불량자 된다" 아이에게 요금독촉 전화
2007-09-11 최현숙 소비자 기자
5일 퇴근해서 돌아오니 아이가 힘없이 소파에 앉아 있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사연인즉 서울 서부수도사업소에서 어떤 남자분이 아이한테 전화를 걸어 이름을 확인하고는 다짜고짜로 우리은행 계좌번호를 적게 하고서 당장 43만2200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등재시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담당자 전화번호나 이름도 없었다. 문의전화도 할 수 없는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혼자 여러 걱정이 앞섰다.
수도요금은 자동납부를 신청해 계좌로 이체되고 있는데 왜 연체되었나? 일반 가정집 수도료가 어떻게 40만원이 넘는지? 나도 모르게 어디서 수도가 샜나? 신용불량자로 등재됐으면 어쩌나…의문과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다음날 출근해서 곧바로 서부수도사업소에 전화하니 몇 사람을 연결해주었다. 결국 전화를 잘못했다고 말했다. 악성연체자에게 전화독촉을 하는 중인데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다는 것이다.
끝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담당자에게 전화드리라고 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다짜고짜 연락처도 없이 계좌번호만 남기고 아이한테 있는대로 험한말 해놓고는 '잘못 처리됐다'는 '통보'로 끝내는 셈이다.
설사 내가 악성연체자라해도 독촉은 본인한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를 협박하면 돈을 쉽게 받을수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우리나라 기관의 서비스가 고작 이런 수준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