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업고 은행권 넘버1 노린다

2012-04-17     임민희 기자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외환은행 인수 효과에 힘입어 올 1분기에만 1조3천억원의 최대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리딩뱅크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2분기를 시작으로 하나-외환은행의 영업력 제고와 업무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해 은행권 넘버1자리까지 노리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3천202억원을 벌어들인 가운데 하나금융이 올해 외환은행 인수 효과로 얼마만큼의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하나금융의 실적호조는 지난 2월 외환은행을 장부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해 발생한 차익 등 1회성 요인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하나금융은 론스타 펀드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주당 1만1천900원, 총 3조9천156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는 장부가 대비 0.9배로 과거 신한금융지주(조흥은행 인수시 1.3배)나 씨티은행(한미은행 인수시 1.9배)과 비교해 싼 값을 지불한 셈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 효과를 제외하면 실상 하나금융이 거둔 순수 순익은 2천800억원에 불과했다. 2분기부터 하나금융 실적에 반영되는 외환은행의 경우 올 1분기에 하이닉스 매각 특별이익 1천331억원(세후)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58.1% 증가한 3천1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계는 하나금융이 하나-외환은행의 영업력 제고와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는 2분기부터 분기당 4천500억원 내외의 순익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 쏟아지고 있는 하나금융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긍정적 기류를 엿볼 수 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2분기부터 실적이 정상화되면 외환은행 인수 이후 하나금융지주 분기당 순이익은 4천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날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핵심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M&A로 인한 단기적인 요인때문이며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이어 "하나금융 주가는 연초대비 25% 상승하며 코스피를 15%, 은행업종을 9% 아웃퍼폼했다"며 "아직 외환은행 인수 효과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3일 장중 최고점인 4만5천300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6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등 유럽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은행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날 하나금융 주가는 전일(13일)대비 1천900원(-4.27%) 떨어진 4만2천600원을 나타냈다.

여전히 유럽 등 대외적 변수가 남아있지만 금융계가 바라보는 하나금융의 올해 실적과 주가전망은 장밋빛이다.

이게 현실화된다면 하나금융은 타금융지주사들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그간 하나금융은 자산규모 면에서 금융지주사 빅4를 달렸지만 유독 당기순이익에선 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에 밀려 한동안 5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그랬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로 외형상 300조원대의 거대 금융지주사로 도약했고 인수 두 달 만에 단기요인이긴 하지만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물론 향후 하나-외환은행간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날지, 지난 1년여간 부진을 보였던 외환은행의 영업력이 얼마만큼 개선될지 여부가 변수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수년간 신한.KB.우리금융지주 3강구도를 형성해왔던 은행권에 몸집을 키운 하나금융이 올해 그 철옹성을 깨뜨릴 수 있을지 금융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