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靑 조사 막판까지도 `오리발'

2007-09-12     뉴스관리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신정아씨와의 관계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검찰 압수수색 결과 드러나고 이 사실이 청와대에 통보된 직후에도 사실확인에 나선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에게 `오리발'을 내민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9일 밤 정성진 법무장관이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검찰 압수수색 결과를 알려오면서 처음으로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관계가 당초 변 전 실장의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던 주장과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사실 확인을 위해 민정수석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들이 변 전 실장을 직접 만나 신씨와의 관계를 다시 `추궁' 했지만, 이때도 변 전 실장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신씨와의 `특수관계'를 부인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들은 외부 검찰, 경찰에서 파견받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청와대 바깥에 별도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 감찰 전문 요원들이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들이 법무부쪽으로부터 전달받은 검찰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물증'을 제시하면서 더 강도 높게 따지자, 그제야 변 전 실장은 진술을 달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압수수색에서 `가까운 사이'임을 입증하는 내용이 나왔다", "과테말라 통화내역을 모두 조회하고 있다"고 압박을 하자 변 전 실장은 "신씨와는 수년 전부터 잘 아는 사이로 빈번한 연락이 있었다", "친구를 통해 장윤 스님과 연락한 사실이 있다"고 자인했다.

또 지난 7월8일 장윤 스님과 만났을 때 신씨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전해철 민정수석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10일 아침 변 전 실장을 대면해서 재차 사실을 확인한 후 이날 오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민정수석실은 그러나 검찰에서 수사중인 신정아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광주 비엔날레 감독 선임 개입 의혹 등 개별적 의혹 사안에 대한 조사까지는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의혹들은 검찰 수사 대상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세부 조사에 들어가지 않고 검찰에 맡기기로 정리를 했던 것.

다만 검찰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의혹들을 염두에도 두고 청와대는 포괄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을 했지만 변 전 실장은 "직권을 남용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