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리비전 A `할까 말까'
2007-09-13 뉴스관리자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리비전 A 식별번호가 결정된 뒤 `정부 정책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애매모호한 공식 반응만 보일 뿐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2.5세대(G) 또는 3세대로 구분되는 리비전 A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반의 EV-DO에서 진화한 서비스로, 기존의 망을 활용할 수 있어 SK텔레콤도 유력한 사업자로 거론돼왔다.
올해들어 SK텔레콤은 기자간담회나 기업설명회에서 리비전 A 진출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올때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최근 리비전 A의 식별 번호를 둘러싼 KTF와 LG텔레콤의 갈등 이면에는 SK텔레콤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KTF측이 리비전 A에 010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는 기존 2G 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SK텔레콤이 3G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LG텔레콤도 기존의 식별번호(01X)를 유지한다는 장점을 내세워 SK텔레콤을 리비전 A에 끌어들이면,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3G 시장에서 CDMA를 기반으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 KTF는 WCDMA 기반의 쇼(SHOW)로 3G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LG텔레콤은 SK텔레콤에 편승해 CDMA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싸움이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SK텔레콤이 굳이 리비전 A 서비스에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WCDMA 기반으로 3G 서비스를 하고 있는 SK텔레콤이 굳이 010 번호를 사용해야 하는 리비전 A에 수천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통부가 010으로 리비전 A 번호를 결정한 것도 WCDMA 육성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SK텔레콤이 리비전 A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신청해도 이를 인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반면 SK텔레콤 관계자는 "리비전 A를 한다고도 안한다고도 할 수 없다"며 "기존 CDMA에도 보완해야 하는 점이 있고 이런 저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정감사와 통신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 등 번호세칙 변경 전까지 넘어야할 고개가 많아 상황에 따라 SK텔레콤의 행보도 바뀔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