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빼도박도 못하는 물증 왜 남겼을까

2007-09-13     헤럴드경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오피스텔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에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구매한 고가의 명품 목걸이가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다. 변 전 실장이 직접작성한 메모와 ‘사랑하는 정아에게’라는 문구가 들어간 e-메일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알려졌다.


이처럼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였음을 입증할 ‘물증’이 속속 나오면서 신 씨가 학력위조 사태가 터진 후 한참 동안이나 이같은 물증을 없애지 않은 것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신 씨는 변 전 실장이 보낸 e-메일을 웹 계정 뿐 아니라 하드디스크 4곳에도 따로 나눠 보관했다. 변 전 실장이 보낸 사적인 내용의 e-메일이 메일함에 있는데도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문서 파일로 저장해놓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 씨가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인 변 전 실장과의 관계를 입증할 물증을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고의로 저장해놨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변 전 실장은 신 씨의 학력 위조 사태가 터진 후, “신 씨를 잘 모른다” 며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자신과 신 씨의 사이를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검찰이 두 사람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추적 결과 단 한 차례도 통화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전한 것을 보면 변 전 실장이 신 씨와의 관계를 확증을 남기지 않은 채 ‘철저한 보안’ 속에 유지하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황대로라면 앞으로 변 전 실장과 신 씨 사이의 관계를 밝혀줄 또다른 물증,그리고 변 전 실장 외에도 물증을 남겨놓은 신 씨 주변 유명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변 전 실장과 신 씨사이의 ‘물증’을 둘러싸고 앞서 서부지검이 “두 사람의 사이를 추정할 수 있는 물증을 확보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발표한 것을 상기해보면, 보석이 박힌 목걸이보다 공개하기 곤란한 결정적 물증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어렵지 않다. 때문에 검찰 주변에선 목걸이나 메모, e-메일을 넘어선 또다른 물증이 있을거란 설도 나오고 있다. 사진이나 사적 동영상은 아니라고 검찰 관계자가 밝혔지만, 보석이 박힌 목걸이를 선물하며 교환할 수 있도록 직접 사인한 카드 영수증까지 첨부한 것을 보면 배제할 수 만은 없다는 관측이다.


한편 검찰은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의 소환 조사 결과 “홍 전 총장 진술 내용을추정해보면 학력 위조 사실을 변 전 실장이 알고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말해 변 실장이 학력위조 사실을 알고도 교수 추천을 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따라 가짜 학위로 교수 자리에 오른 신 씨가 훗날 변 전 실장의 변심을 대비해 물증을 따로 보관했을 수 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