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냐, 뇌물이냐'초고가 선물세트 대향연
2007-09-14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본격적인 추석 선물 대목을 맞이하기도 전에 50만?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심지어 1500만원짜리 꼬냑과 500만원이나 하는 한과세트 등 ‘초(超) 초고가’ 상품들에도 문의전화가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등 고가 선물세트의 질주가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10일 추석선물세트 가이드북을 내놓자 마자 200만원짜리 와인이 순식간에 모두 팔려 나갔다. ‘본미르 2001’ ‘뮈지니 2001’ ‘샹몰 뮈지니 2001’ 등 3병 한 세트로 이뤄진 이 와인 선물세트는 워낙 국내에서 찾아 보기 힘든 희귀 와인이다.
지난해엔 워낙 팔리지 않아 백화점측을 당혹케 했던 160만원짜리 장뇌삼 세트도 3일만에 5세트가 팔려 나갔으며, 50만원이 넘는 국내산 자연송이는 3일만에 보유 물량이 모두 팔렸다. 보관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해 보통 추석에 임박해 팔리는 장뇌삼이 이번에 추석 1주일여를 앞두고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는 것.
고가 선물세트의 향연은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에서도 마찬가지. 롯데백화점에선 1++ 등급의 최고 한우와 자연송이로 이뤄진 100만원 상당의 ‘천하일품 진미세트’가 추석선물 본판매 시작 3일만에 벌써 11세트가 팔려 나갔다.
50세트 한정으로 준비한 칡소선물세트 역시 이미 18세트가 팔리는 등 불과 3일만에 50만원이 넘는 고가선물세트 6종류 1000세트 중 260세트가 제 주인을 맞았다. ‘신의 물방울’로 유명한 샤또샤스스플린 와인과 한우로 구성된 55만원짜리 웰빙플리미엄세트도 이미 35세트가 팔렸다.
현대백화점은 본판매가 시작되자 마자 200만원대의 프리미엄 굴비가 3세트나 팔려 회사측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남은 7개 세트 물량도 2?3일이면 모두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명품한우’ 매(梅) 세트(57만원)와 난(蘭) 세트도 각각 100세트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선 대표적인 프리미엄 상품인 ‘5 스타’가 예년에 비해 30% 이상 더 팔리고 있을 정도. 이 중 명품 자연산 활전복은 110만원이라는 고가에도 아랑곳 않고 벌써 6개가 판매됐다. 지난 설에 총 13개가 팔린 것을 감안하면 이번 추석에선 이 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 팔려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백화점에선 또 200만원이나 하는 명품 굴비도 30개 세트 증 벌써 70%가 판매된 상태이다.
올 추석 선물 중 단연 울트라 초고가를 자랑하는 롯데백화점의 1500만원짜리 ‘루이 13세 블랙펄 꼬냑’과 황소 뿔로 만든 화각함에 전통한과를 담아낸 500만원짜리 ‘담양한과 예인’ 세트에도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아직은 제 주인을 맞지 못한 이 상품들에는 하루 평균 10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봉규 롯데백화점 바이어는 “50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는 추석 일주일을 전후해 팔리는 것이 보통이다”며 “하지만 올해엔 2주전 부터 고가 선물세트 물량 대부분이 팔려 나갈 정도로 고가 선물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