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가짜논문' 국내서 마무리 의혹

2007-09-17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썼다고 주장한 예일대 박사 논문이 2005년 초 국내에서 인턴사원을 동원해 급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신씨가 “2004년 가을에 논문을 작성했고, 미국에 있는 여성 가정교사가 논문 작성을 도와줬다”는 주장과 크게 배치된다.


신씨와 함께 미술관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05년 초 신씨가 ‘기욤 아폴리네르: 원시주의, 피카비아와 뒤샹의 촉매’라는 논문(1981년 버지니아대 박사 논문)을 영문타자로 쳐서 워드파일로 만들게 한 후, 성곡미술관 인턴사원들에게 원본 대조작업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신씨가 버지니아대 논문과 워드로 작성된 복사본을 가져와 인턴들에게 30?40쪽씩 할당한 후 ‘두 논문 간 오ㆍ탈자 등이 없는지 대조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당시에는 왜 외국 논문을 워드로 힘들게 쳐서 오ㆍ탈자 여부를 확인하라는 건지 몰랐는데 이번에 신씨 논문 표절 시비가 불거진 뒤에야 표절 논문의 뼈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았다”고 밝혔다.


당시 작업을 도왔던 인턴들은 미술관 전시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난해한 외국 미술사 논문을 왜 교정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일대 미술사학과에서 2004년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 재직 중인 장진성 교수는 지난 7월 “신씨 논문은 예일대 논문 형식과 맞지 않다”며 가짜임을 지적한 바 있다. 또 예일대 출신인 서울대 김영나 교수도 2005년 11월 미술계 원로의 집에 우연히 들렀다가 신씨의 논문을 발견하고 제자를 통해 검증한 결과, 신씨의 논문이 똑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1980년대에 출판된 버지니아대 논문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