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번지는 신정아 어록

2007-09-18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 논리로 자신의 거짓말을 끝까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신정아(35) 전 동국대 교수의 어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명 ‘신정아 어록’으로 대학생과 직장인들은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 될 때, 날카롭게 맞받아치는 어법으로 신씨의 어록을 즐겨 사용하고 있는 것.


동기들중 가장 먼저 진급해 부러움을 사고 있는 김창운(32)씨.

그는 회사동료로부터 “혹시 부장이 니 빽이냐?”란 말을 듣고, “야, 부장정도가 빽이면 수도 없이 많다”고 응수했다. 두말할 필요 없이 “변양균 정도가 배후면 수도 없이 많다”는 신정아의 인터뷰를 패러디 한 것. 농담을 섞어 응수하는 김씨의 재치 덕에 술자리는 더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최근 가기 싫은 장기 출장을 억지로 가게 된 최지훈(28)씨는 팀내에 동료들은 많지만 지방 출장은 자기가 도맡아 갈 수 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떤다. 최씨는 “내가 싱글이고 남자인게 문제”라고 했다. “내가 싱글이고 여자라서 그렇다. 그러니까 누구랑 자서 성공했다고 한다”는 신씨의 말을 흉내낸 것이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연서를 주고 받는 ‘가까운 사이’임에도, 변호사를 통해 “변 전 실장은 예술적 취향을 공유한 동지”라고 밝힌 신씨의 주장도 악의적(?)으로 패러디되고 있다. 바람기가 다분한 배모(23ㆍ)군은 또 상대를 바꾸었냐는 친구들으니 핀잔에 “그 사람과 나는 모텔적 취향을 공유한 동지야”라고 천연덕스럽게 위기를 넘겨 버렸다.


“아 나는 이제 거지다. 인생 한방에 갔다”는 신씨의 말은 고스톱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좋은 패를 잡아 승승장구하며 쓰리고를 부르는 순간 전혀 생각치도 못한 역공에 걸려 고박까지 써야하는 상황에서 오버액션과 함께 신정아의 어록이 터지면 압권이라는 것.


이 외에도 “나 부자다. 침대 밑에 빳빳한 100만 원 짜리 신권이 가득 들어있다”는 말을 패러디한 “니 침대 밑에 용돈으로 쓰라고 100만원 짜리 신권 뭉치 넣어뒀다”는 어머니 유머도 나돌고 있다. 또 “예일대 박사과정에 분명히 입학했고 등록금을 냈고 수업도 인터넷을 통해 받으면서 리포트로 대체했다“는 신씨의 주장은 “인터넷 강의로 석고 데생 실기 시험을 패스했어요”라는 황당한 패러디로 활용돼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