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이 품질로 키운 현대차·기아차 10년 실적 '탄성'
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 부문이 지난 10여년간 외형과 내실을 모두 야무지게 챙기며 알차게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는 작년 매출이 10여년 전보다 3배 늘었으며 영업이익률도 6.3%에서 11.1%로 4.8%p 크게 상승했다.
1998년 12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며 정몽구 회장의 DNA를 이식받은 기아차 역시 2000년 중반 한 때 위기를 겪긴 했으나 형님 현대차를 뛰어 넘는 성장세로 제몫을 다해내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개별기준)에 따르면 기아차는 현대차에 인수된 첫해인 1999년 7조9천306억원이던 매출이 작년 27조7천422억원으로 3.5배 가량 늘었다. 0.6%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은 6.8%로 무려 6.2%p 높아졌다.
지난 1998년 기아차는 2조원이던 매출보다 3배 이상 많은 6조6천500여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최악의 ‘부실덩어리’로 거론되며 인수 당사자인 현대차마저 동반 부실에 빠트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 품에 안긴 기아차는 불과 22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2000년 들어서는 영업이익률도 3%에서 6%대로 매년 1%p씩 성장했다.
2006년과 2007년 124시간 노조 파업에 따른 판매대수 감소 및 환율 하락, 국내 RV 시장 위축, 수출 단가 인하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곧 턴어라운드 하며 6~7% 대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올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에서는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해 현대차( 11.3%)를 바짝 쫓고 있다.
동생의 약진 못지않게 형님의 수성 또한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현대차 매출은 14조2천445억원에서 42조7천740억원으로 3배 늘었다. 영업이익은 9천61억원에서 4조7천771억원으로 뛰었으며 영업이익률은 6.3%에서 11.1%로 높아졌다.
특히 현대차는 동생이 손실을 내며 힘든 시기를 보냈을 때도 5~7%대의 견고한 이익률을 보이며 그룹을 든든히 지탱했다.
형님 동생의 질적 양적 동반성장은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철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여년 동안 정 회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를 수시로 드나들며 생산라인을 점검하며 품질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의지로 현대기아차는 시장에서 제값 받을 수 있는 품질을 갖췄고 내외형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경영성과로 이어졌다.
또 철강을 포함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핵심 제품을 수직 계열화 하고 있는 점도 내실경영에 한 몫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대중차 브랜드로서 괄목할 만한 수준”이라며 “연초 신년사에서 정몽구 회장이 ‘내실경영’을 강조한 만큼 향후 일사분란 한 조직운영으로 영업이익률은 더욱 견고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분위기도 현대기아차에 호의적이다. 안정적인 환율 흐름에 미국 유럽 등 이머징마켓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시장에서는 어닝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