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이 숨겨뒀던 아름다운 풍경들
2007-09-19 가고파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있다. 요즘 날씨는 가늠을 할 수 없지만 조금 있으면 처서(處暑·23일)다.
더위도 계절을 이기지 못하는 법. 처서가 되면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 것이다.
선선한 바람 불면. 가을이 성큼 다가설 것이다. 그래도 아직 처서까진 시간이 남았다.
여름이 문을 닫기 전에 가까운 곳이라도 나들이를 떠나 보자.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곳들이 많다. 그중 한 곳인 마산 가포와 구산면 일대를 둘러봤다.
바닷가 가페서 차 한잔… 연인들에게 '딱'
#가포유원지~덕동동 카페길
별다른 놀이공간이 없던 시절 가포유원지는 인근 시·군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각광을 받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가포만 매립공사 이후 가포유원지가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가포유원지를 지나면 마창대교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애써 도심을 빠져 나왔는데 여기서 발걸음을 멈춘다면 후회하게 된다.
조금 더 가다보면. 가포초등학교가 나오고. 앞으로 5km 구간이 ‘카페길’이다.
꼬불꼬불한 2차로 산길을 달리다 보면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다가 감추곤 한다.
뒤로는 바다 위 교각에 상판을 연결하고 있는 마창대교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길에는 9개 남짓 카페들이 길을 따라 줄지어 있다.
하나같이 새 건물이란 생각이다. 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잠시 쉬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산중에 아늑히 자리했다.
대부분 카페들은 차뿐 아니라 식사도 겸하고 있어 외식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도심을 벗어나 연인들이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길이다.
저도연륙고 걷기 '색다른 재미'… 구복예술촌서 작품 감상도
#저도연륙교와 구복예술촌
여기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저도고 왼쪽으로 가면 난포다.
오른쪽으로 달리다 보면 즐비한 횟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손바닥만한 ‘감숭어’가 인기란다.
저도 바로 앞에는 발길을 잡는 구복예술촌이 자리했다.
바닷가 선착장과 어우러져 있는 구복예술촌은 마치 공원처럼 단장돼 있다.
이곳에서는 이달 말까지 수채화가 안운주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젊은 화가가 화폭에 담은 아름다운 꽃들이 해변의 정취와 예술촌과 어우러졌다.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장미며 국화. 사랑초 등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어 즐겁다.
오는 18·19일에는 이곳에서 해변가요제도 열린다.
그리고 산을 돌아 올라서면 마산9경의 하나인 저도연륙교가 웅장함을 드러낸다.
저도연륙교는 마산의 시조 괭이갈매기의 비상하는 형상을 모델로 했다. 광케이블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마다 형형색색의 빛들이 바다와 섬과 어우러진다.
2004년 말 저도연륙교가 놓이기 전까지 주민들은 이곳을 ‘돗섬’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저도연륙교 바로 옆에는 이전에 육지와 섬을 연결했던 빨간 연륙교가 나란히 서있다.
일명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는데. 이곳을 걷다 보면 주변 산세와 쪽빛바다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팍팍 온다.
지난 10일 찾은 저도연륙교는 아직도 한여름이라 그런지. 산도 바다도 땀을 흠뻑 흘리며 시큼한 내음을 발산하고 있었다.
콰이강의 다리도 걷고. 주변도 둘러보니 목이 말라 온다. 팥빙수를 시킨다.
꽁꽁 언 얼음을 녹여가며 먹는 팥빙수 맛이 일품이다.
섬과 바다. 다리를 볼 수 있어 더욱 그런가보다.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나니. 온몸에 새 기운이 돋는다.
바닷바람 맞으며 해안도로 드라이브… 가슴이 '뻥'
#난포삼거리~원전마을
다시 구산면보건지소가 있는 삼거리로 돌아나온다.
이번엔 해안가 드라이브 코스다.
일단 난포삼거리까지 가야 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방향인 심리·원전마을로 방향을 틀면 해안가드라이브가 시작된다.
한층 바다와 가까워졌다는 느낌이다.
창문을 열면 시원한 짠바람이 불어든다.
파도가 육지를 때리며 일으킨 물보라가 바람에 실려온다.
선착장에 세워둔 배들이며. 바로 앞 바다어장을 보면서 달리다 보면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란 느낌이다.
원전마을에 가까워지면서 저 멀리 고층 아파트들도 눈에 들어온다.
마산 도심이다.
복작거리는 도심에선 몰랐는데. 한발짝 떨어지니 또다시 도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무슨 이유일까.
난포삼거리에서 원전마을까지 해안가 드라이브 코스는 4km 정도로 단출하다.
하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