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또? 적대적 M&A설까지 '일촉즉발'

2012-05-04     윤주애 기자

일동제약(회장 윤원영)이 또 다시 경영권 분쟁설에 휩싸였다. 2009년, 2010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쟁사이면서 지분률 5%이상을 가진 녹십자와 환인제약까지 거들 경우 경영권 분쟁을 넘어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까지 제기될  상황이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이 2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집중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칠 경우 난감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 2~4대 주주인 이호찬, 피델리티, 안희태 씨 측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해달라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3차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3월 열린 올 주총에선 현 경영진(이정치 대표이사 회장, 최영길 사외이사, 이종식 감사)이 그대로 재선임된 터라  사실상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최대주주인 윤원영 회장 외 특수관계인 16인(지분율 28.06%)을 포함해 모두 6곳이나 된다.

2대 주주는 2009년 말 일동제약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던 이호찬씨 외 4인(12.57%)이다. 이 씨는 약병 등을 제조·납품하는 이홍근 연합유리 대표이사의 아들로 부친과 함께 2009년 일동제약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이 씨에 이어 투자가 피델리티가 9.99%, 안희태(일동제약 안준찬 전 감사의 아들)씨 외 5인이 9.85%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안 씨는 2003년 당시 30대 회사원으로 30억원에 가까운 일동제약 주식을 매입해 일찌감치 2대 주주로 올랐던 인물.

이들 3인의 지분율을 모두 합치면 32.41%로 일동제약 최대주주 측(28.06%)보다 4.35%나 많다.


특히 안 씨는 2009년 4월 일동제약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 그해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합을 형성해 당시 경영진과 대립하는 등 경영권 분쟁 최전선에 섰던 장본인이다.

안 씨는 일동제약이 알토란 같은 일동후디스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저평가되고 있다며 투명경영을 위해 사외이사와 감사등  총 4인의 선임을 요구했다. 안 씨는 일동제약의 100% 자회사였던 일동후디스의 지분률이 30%대로  줄어들고 전문경영인(이금기 당시 일동제약 회장)의 일가친척이 일동후디스 지분을 33%로 확대한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2009년 주총에선 안 씨 측이 표대결에서 근소한 차로 고배를 마셨지만 이듬해 주총에서 극렬하게 대립했던 이금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측근인 투자전문가 신명수씨를 임기 3년의 비상근감사로 선임시키는데 성공했다.

일동제약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오르자 적대적 M&A설도 불거졌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0년 5월 환인제약은 코스모투자자문이 보유하던 일동제약 주식 5.2%를 매입해 지분율을 1%에서 6.2%로 늘렸다.

지난해 2월에는 녹십자생명보험이 일동제약 지분율을 5.5%에서 6.7%로 확대하면서 주요 주주로 부상했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녹십자생명보험이 2010년부터 꾸준히 일동제약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도 단순 투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올 3월 녹십자가 녹십자생명보험의 매각으로 현대차그룹에 넘어갔던 일동제약 지분 8.28%를 되사오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주식은 녹십자홀딩스가 지난해 10월 녹십자생명 지분 89%를 매각하면서 현대차그룹에 딸려갔었다.

일각에서는 환인제약과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안 씨나 이 씨처럼 회사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는게 아니냐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윤 회장 등 일동제약 최대주주 측은 호된 경험을 계기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지분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윤 회장 측은 2009년 3월 말 지분율이 22%를 밑돌았지만 약 3년만에 28.06%로 끌어올렸다. 윤 회장은 또 100% 주식을 보유한 비상장 기업 씨엠제이씨와 계열사 루텍을 통해서도 지분율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난무하고 있지만  올 정기주총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다"며 "(안 씨 등의 법정소송 제기에 대해)현재 법적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