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1분기 실적 '곡소리'…2분기는 더 암울

2012-05-07     윤주애 기자

올 1분기 실적을 공시한 국내 10대 제약사 가운데 그나마 선방한 곳은 JW중외제약이었다. 반면 LG생명과학은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돼 울상이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동아, 대웅제약 등 주요 국내 제약사 10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대부분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이 나거나 적자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1위 동아제약은 올 1분기 매출액 2천186억원으로 전년동기(2천102억원)보다 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7%, 19.4% 떨어지면서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

대웅제약도 올 1분기 매출은 1천723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187억원에서 126억원으로 32.5% 감소했다. 순이익도 2011년 137억원에서 올해 119억원으로 13.4% 줄어들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유한양행의 올 1분기 매출은 1천665억원으로 전년동기(1천642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55억원에서 80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순이익 역시 299억원에서 270억원으로 9.6% 줄어들었다.

종근당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173억원에서 103억원으로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순이익도 113억원에서 70억원으로 38% 가까이 축소됐다.

가장 최악의 성적을 낸 곳은 LG생명과학. LG생명과학은  올 1분기 51억원의 영업손실액, 50억원의 순손실액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됐다. 지난해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7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일동제약도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807억원에서 올해 745억원으로 7.7% 감소했다. 여기에 리베이트 규제 강화 및 약가인하 등으로 13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이 45억원 마이너스로  적자 전환됐다. 게다가 100억원에 달하던 순이익도 단돈 2천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달리 JW중외제약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케이스.

JW중외제약은 올 1분기 1천2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1천80억원)보다 5.4%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1억원에서 53억원으로, 순이익도 8천만원에서 2억2천만원으로 소폭 늘었다.

10위권 밖 중견 제약사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업계 17위 유나이티드제약은 올 1분기 매출액 350억원, 영업이익 75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매출액 순위 20위권 밖인 영진약품공업과 환인제약은 올 1분기 죽을 쒔다.

KT&G 자회사인 영진약품공업은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301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10% 이상 마이너스 성장했다. 전체 볼륨이  줄어들면서 영업손실액 27억원, 순손실액 32억원으로 동반 적자전환됐다.

환인제약도 매출액이 274억원에서 247억원으로 9.7%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53억원에서 38억원으로 28.8% 줄어들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허만료, 약가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일부 기업이 마케팅비용을 늘리면서 올 1분기 실적부진이 심화됐다"며 "지난달부터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하는 전문의약품 다수에 대해 일괄 약가인하가 이뤄지면서 2분기 실적도 암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약업계는 실적부진 뿐 아니라 정부의 강도 높은 리베이트 규제로 좌불안석이다. 이미 지난 2009년 일동제약 종근당 녹십자 등 유명 제약사 7곳이 리베이트 쌍벌제로 약가인하가 이뤄지면서 영업직원 등의 내부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1년여의 수사 끝에 A제약사 직원과 의사 등 49명을 최근 검찰에 송치시킨 인천계양경찰서 사건도 영업사원의 내부고발이 시발점이었다. A제약사는 매출액 30위권으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의 의사들에게 자사 항생제와 마취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

게다가 제약업계 상위 10위권에 드는 CJ제일제당도 의사나 약사에게 신용카드를 지급하는 등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청 수사를 받고 있어 제약업계의 2분기 실적도 사정의 칼날 앞에 한껏 움츠러들고 있다.[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