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대규모 배당잔치 눈총..금감원 권고 외면
신한카드(사장 이재우)가 카드업계의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순이익의 70%에 육박하는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경영 내실화 등을 위해 회사 안에 쌓아둔 반면 신한카드는 매년 순이익의 50%를 뛰어넘는 현금 배당을 실시하면서 고액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건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고배당을 자제토록 한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현금 배당성향은 무려 68.5%로 카드사 중 가장 높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0.8% 급감했는데도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보다 14.3%포인트나 높아졌다. 지난해 달성한 순이익 8천759억원 중 68.5%에 달하는 6천억원의 주주배당을 확정한 것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기말배당금으로 주당 2천393원씩 총 6천억원을 신한지주에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달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의 2011년 일반 은행의 배당성향인 40.5%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반면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0% 넘게 늘어난 가운데 현금배당 성향은 36.91%에 그쳐 신한카드와 대조를 보였다. 신한카드와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전액 출자한 비상장회사로 배당금 전액은 신한금융지주가 가져간다.
이와 관련해 신한카드는 이익을 내부에 쌓아둘 경우 자본금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배당을 통해 모회사의 자금조달 및 자본확충에 기여한다는 것. 신한카드 관계자는 “LG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졌던 빚을 갚아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배당금의 상당액이 차입금 상환에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및 감독당국의 압박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배당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위험에 대한 대비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수익성을 반영하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이 2010년 12월 말 5.56%에서 지난해 12월 말 3.80%로 하락했다. 자기자본 대비 이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010년 23.64%에서 지난해 말 17.66%로 낮아졌다. 반면 총채권 대비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초 1.84%에서 지난해 말 2.01%, 올해 3월 2.42%로 계속해서 늘었다. 수익이 줄고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연례행사처럼 진행해온 현금배당은 멈추지 않은 셈이다.
카드사의 자산규모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뜻하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4.8%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손실에 대비한 자본 여력이 많아 자본 적정성이 양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전체 순이익 중 22.85% 수준인 총 857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카드는 순익이 감소하고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배당을 실시하기보다 이익을 내부에 유보해 자기자본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10년 대비 15%가량 늘어난 롯데카드도 주주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경영내실화를 위해 배당보다는 자본을 축적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에 고배당 대신 내부유보금을 늘려 충당금을 많이 쌓아둘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금배당은 경영환경에 맞게 실시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기업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해 배당을 줄이고 사내 유보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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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배당금 추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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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
2010년 |
2011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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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
배당금(배당성향) |
순이익 |
배당금(배당성향) | |
|
신한카드 |
1,107,029 |
600,018(54.2) |
875,930 |
600,018(68.5) |
|
삼성카드 |
1,200,727 |
183,694(15.30) |
375,164 |
85,724(22.85) |
|
현대카드 |
352,870 |
32,093(9.0) |
238,648 |
- |
|
롯데카드 |
159,840 |
- |
184,290 |
- |
자료=금융감독원(단위: 백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