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추락 덕에 전자랜드 반사이익…신세계, 롯데 등 인수 눈독
하이마트가 CEO 리스크 등 연이은 악재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찬밥신세가 되자 비슷한 시기 매물로 나온 동종업체 전자랜드에 대한 관심이 되레 뜨거워지고 있다.
롯데와 홈플러스, SK네트웍스에 이어 신세계까지 전자랜드 인수전에 나서면서 높아진 관심을 입증했다. 하지만 전자랜드가 하이마트에 비해 덩치가 크게 작아 인수 부담은 적지만 적자행진에 재무구조가 불안해 안정적 경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2008년 이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재무구조가 ‘적신호’를 켜는 등 부실하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5억원, 당기순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천349억원에 달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2008년 매출 6천억원 대에 영업이익 24억원, 당기순이익이 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09년부터 매출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적자를 내는 등 경영악화가 계속되어 왔다.
전자랜드는 가전제품유통시장이 대형화되고 온라인 시장이 커지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자랜드는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항목도 크게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랜드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882억원에 달한다. 전년대비 23%나 늘었다.
전자랜드는 차입금 증가 등으로 인해 부채규모도 크게 불어나 부채비율 또한 급속도로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48억원, 부채총계는 1천538억원으로 자본구성의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부채비율이 전년대비 46%p 상승한 237.3%을 기록했다. 업종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본다.
통상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안하며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기업의 재무유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항목인 유동비율은 2010년 말 81.9%에서 지난해 말 123.1%로 증가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기업들의 유동비율이 150%이상일 경우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어 안정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직접적인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선에서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기자본비율 또한 29.6%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자랜드는 신통치 않은 경영 성적표로 올해 초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당시 잘 나가던 하이마트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하이마트의 추락으로 덩달아 전자랜드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유사매물인 전국 300여 개 점포를 가진 하이마트는 유진기업(31.34%), 선종구(17.37%) 등 총 65.25%의 지분이 매각 대상에 포함돼 2조원 안팎의 인수가격이 예상된다. 반면 매각 대상 지분 100%로 알려진 전자랜드의 예상 인수가는 2천억∼3천억원대다. 점포수도 100개로 인수자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랜드가 연이은 적자로 부실한 경영상태를 입증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인수가를 낮추는 등 인수자에게 플러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영업권 문제 등 잡음이 많은 유사매물 하이마트 보다 규모가 작은 전자랜드를 인수해 그 기반으로 가전제품양판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