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 '최전선' 뛴다

2012-05-09     유성용 기자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 사장이 미래 먹거리 찾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전기차 관련 부품 육성을 진두지휘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재계에선 이 사장의 발빠른 행보에 올 연말 승진 여부를 가늠하고 있을 정도다.

◆이재용 사장, "10년 뒤 먹을거리 직접 챙긴다."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 3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콘 회장 겸 CEO를 만났다.

삼성그룹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SDI 박상진 사장이 함께 했으며 폭스바겐과 관련 사업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이 사장은 피아트그룹 회장과의 친분으로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사인 엑소르사의 사외이사에 추천되기도 했다.

최근 차 시장 트랜드가 자동차와 IT를 접목한 '스마트카'로 옮겨가고 있어 이 사장의 사외이사 선임은 단순 '조언자'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전자․IT 최대 기업 삼성전자와 세계적인 자동차 그룹이 최적의 파트너십을 구현하며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에도 독일을 방문했던 이 사장은 BMW 노르베르트 라이트 호퍼 회장과 피터 뢰셔 지멘스 CEO를 만나 자동차용 배터리와 의료기기 분야 협력에 논의키도 했다.
이사장은 이들 두 CEO와의 만남을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박람회 'MWC 2012' 참석조차 건너뛰었다.

1월에는 토요타 아키오 사장을 만났으며 작년 10월에는 미국 GM의 덴 에이컬슨 CEO를 만났다.

올 하반기에는 포드의 알란 뮬러리 CEO와의 만남도 약속돼 있다.

◆삼성, 새 리더 위해 신수종 사업 기반 다진다

삼성은 지난 2010년 3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2달 만인 5월 미래 먹을거리로 내건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다.

당시 이 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모든 제품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삼성은 새로운 먹을거리로 성장해야 하며 선두엔 자신이 없을 것임을 암시하는 말로도 해석 가능하다.

이때문에 이재용 사장의 광폭 행보가 후계구도와 맞물려 해석되고 있다.

현재 삼성의 성장 동력인 태양전지와 LED는 업황 불황 속에 고전하고 있는 상태다. 자동차 배터리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분야는 비교적 순항 중이다. 이 중 삼성은  자동차 전자부품 육성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자동차 부품 10개 중 3개에 그치고 있는 전기·전자 부품 비율이 2015년에는 40%를 넘기며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30억달러 정도 규모였지만 오는 2020년에는 3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우선 삼성은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사용되는 소형 전지를 생산하던 삼성SDI를 전면에 내세웠다. 2008년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와 50:50 합작으로 SB리모티브를 설립하고 작년 3월부터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에 활용되는 이차전지 관련 기술 특허 출원에서도 선두에 나서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이차전지 관련 특허출원은 총 3천278건이며 이중 삼성SDI가 21%에 달하는 688건으로 가장 많다. 삼성전자도 62건으로 1.9%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최근 인도 마힌드라에 2013년부터 배터리팩을 공급하기로 하는 수출계약을 맺었다. BMW 전략 차종인 i3과 i8에도 삼성SDI가 독점 공급한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난 3월에는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공장 일부를 철거하고 미래를 책임질 전자소재연구소 건설을 위한 첫 삽을 펐다.

2013년 12월 완공될 이 연구소는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를 비롯해 그래핀과 태양광, OLED 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

삼성은 이 사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에 대해 자동차용 배터리와 반도체, OLED 등 미래 먹을거리인 차세대 전자부품의 마케팅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완성차 제조에는 관심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