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에서 멀쩡한 신용카드 먹통된 이유가?

2012-05-15     지승민 기자

해외여행지에서 지갑 속 유일한 신용카드가 비밀번호 오류로 사용이 정지되어 버리는 것만큼 당황스러운 경우도 없다.

결제승인을 위해 서명이 아닌 핀번호 입력을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국 전 반드시 카드의 비밀번호를 재확인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6자리를 누르라고 하더라도 4자리만 입력하면 결제가 이뤄진다고 카드사 관계자는 조언했다.

핀(PIN)번호란 부정사용방지를 위해 카드 발급 시 내장된 IC칩에 저장되는 번호로서 비밀번호와 같다고 이해하면 된다. 명의자가 카드 사용 도중 비밀번호를 변경했을 경우에는 핀번호와 비밀번호가 달라지는 개념이다.

15일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배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신혼여행을 앞두고 환전과 카드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은행에 방문했다.

신입 이름표를 달고 있던 담당직원은 환전 업무에 서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친절함을 보였다고.

환전을 마친 후에는 신용카드의 해외사용여부를 재확인 한 뒤 결제 시 필요한 핀번호 입력방법에 대해 문의했고 “기존 쓰던 비밀번호의 앞이나 뒤에 00을 붙여 6자리로 만들어 쓰면 된다”고 안내받았다는 게 배 씨의 설명.

그러나 문제는 신혼여행의 첫날인 홍콩에서 일어났다. 백화점 쇼핑 중 구매를 위해 담당직원이 알려준 대로 6자리를 입력했으나 총 5번의 기회 중 4번의 오류가 발생해 결국 현금으로 결제하게 된 것.

당황한 배 씨는 곧바로 은행 측에 문의했지만 바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탓에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일단 통화를 종료했다.

혹시 매장의 카드기계에 이상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다른 상점에서 결제를 진행했으나 핀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서 역시 오류가 발생해 카드를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상황에 놓였다고.

배 씨는 “제대로 안내한 것이 맞는지 담당직원에게 재차 확인했지만 자신은 교육받은 대로 설명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식이었다”며 “카드 사용정지 해제도 실물카드가 없어 불가능하다고만 답할 뿐 고객의 불편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보통은 6자리 핀번호를 요구하더라도 4자리만 누르면 정상결제되며 안 될 경우에 앞뒤에 00을 붙이는 것이 기본 방법”이라며 “외국에서 사용되는 단말기가 동일하지 않다보니 간혹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원의 안내가 부족했던 점과 미숙한 고객응대에 대해 사과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