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기업금융 강화로 업무다변화 모색

2012-05-15     임민희 기자

KB국민은행(은행장 민병덕)이 대기업, 수출입금융 등 기업금융 강화로 업무다각화를 꾀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01년 주택은행과 통합하며 리테일금융(소매금융) 분야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했으나 2003년 카드대란에 따른 대규모 손실과 우리․신한․하나은행 등 후발주자들의 무서운 상승세 여파로 은행권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의 자산포트폴리오가 여전히 소매금융(가계금융)에 치중된 반면 타은행들은 일찌감치 기업금융에 주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다 자칫 타은행과의 가계․기업금융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국민은행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의 균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0년말 기업금융전문가인 이찬근 씨(전 하나대투증권 사장)를 대기업금융그룹 부행장에 선임하고 발전산업과 사회간접자본(SOC) 금융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은행은 삼성생명과 함께 동두천 LNG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금융자문 및 주선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총7개 사업을 따냈다. 그 결과 자산규모 기준으로 개인과 기업금융 비중이 60대40에서 현재는 55대45로 좁혀졌다.

그러나 대기업금융 분야는 이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이 선점한 상태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입 등 외환분야도 국내 업계 선두인 외환은행이 버티고 있어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3월말 기준으로 은행별 대출현황을 보면 가계대출은 국민은행이 1위를 차지했고 중소기업대출은 기업은행이, 대기업대출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1,2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올 1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원화대출금은 184조2천억원으로 이중 가계대출은 101조2천억원, 기업대출은 83조원을 보였다. 특히 기업대출의 경우 전년동기(78조5천억원) 대비 5.7% 증가했는데 중소기업 63조1천억원(소호 38조7천억원), 대기업 16조9천원으로 중소기업 비중이 훨씬 컸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41조1천억원으로, 가계대출 62조4천억원, 기업대출 76조원(중소기업 58조2천억원, 대기업 17조7천억원)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38조7천억원으로 이중 가계대출은 64조7천억원, 기업대출은 74조원(중소기업 52조5천억원, 대기업 21조5천억원)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원화대출금이 92조원, 자회사인 외환은행은 45조5천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가계대출은 50조4천억원, 기업대출은 44조7천억원(중소기업 30조원, 대기업 14조6천억원)을 보였고 외환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19조2천억원, 기업대출 23조7천억원(중소기업 14조1천억원, 대기업 9조6천억원)을 나타냈다.

기업은행은 원화대출금 130조5천억원 가운데 중소기업대출이 100조7천억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가계대출 24조7천억원, 대기업 2조9천억원을 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및 소호(SOHO)업무에 강한 옛 국민은행과 주택관련 업무가 강한 옛 주택은행이 합병되면서 리테일금융 비중이 높아졌다"며 "중소기업 쪽은 국민은행이 원래부터 해오던 분야지만 대기업이나 외환 부분은 각각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발전산업과 도로, 항만 등 기간산업 분야에 진출해 기업대출은 물론 투자자문과 주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대기업과 외환부문은 규모가 작지만 가계와 기업금융이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수익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