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왕'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이 직원 호통 친 이유는..

2012-05-16     윤주애 기자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이 회사 보도자료로 인해 남 모르게 했던 기부활동이 공개되자 직원을 불러 호통을 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지론에 따라 순수한 의도에서 했던 기부활동을 기업 홍보활동에 사용했다며 따끔하게 지적했다는 것.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어 회장은 자신의 모교인 중앙대학교에 2004년부터 최근까지 20억원을, 같은 기간 동안 고향인 충청북도 보은군 청소년들에게 1억원 가까이 장학금을 지원했다.


어 회장은 중앙대학교 경제학과(제12회) 출신으로 1969년 안국약품을 인수해 제약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15대 국회의원과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을 지냈다.


어 회장은 약학을 전공한 김명섭 구주제약 회장이 중앙대 동문으로 있고, 조의환 삼진제약 회장과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 그리고 김구 대한약사회장이 후배로 있는 등 중앙대 인맥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 회장은 자신의 모교인 중앙대에 2004년 2월 체육관 건립기금 1천만원을 시작으로 지난달 경영경제관 건립기금 3억원까지 8회에 걸쳐 20억원을 기부했다.


2007년에는 대학원생 연구능력 향상 및 면학환경 조성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하면서 '안국 어준선 장학금'을 만들었다.


또 월급에서 100만원을 적립해 1년에 1천200만원을 한마음장학회에 기부, 보은군내 고등학교 진학생 40명을 선정해 등록금(1인당 30만원씩)을 지원했다.


게다가 일찍이 사별한 부인 이름을 딴 '혜정장학회'를 부활시키는 등 '제약업계 기부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혜정장학회는 지난 1983년 설립됐지만 장학기금 고갈로 유명무실해져 오래 전에 장학사업이 중단됐다. 어 회장은 최근 10억원의 사비를 털어 혜정장학회를 부활시켜 전문제약인 육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회장님이 약사 였던 부인 때문에 제약기업 경영을 시작했다"며 "부인의 이름을 딴 장학회를 부활시켜 사내 핵심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회장님이 회사에도 알리지 않고 고향에 내려가 직접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며 "보도자료를 냈다가 호통만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국약품은 오너 2세 경영이 한창이다.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된 장남 어진 사장은 1998년에 안국약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10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어 사장은 안국제약 2대 주주로 어 회장과 지분율 격차가 약 6%에 불과하다.


차남 어광씨는 안국약품 주식은 3.24%에 불과하지만 안국약품 자회사인 안국건강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건강식품 사업을 도맡고 있다. 어 회장은 1995년 위암으로 숨진 부인과의 사이에 2남2녀를 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