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속옷 시장까지...내의업계 1분기 성적표 '울상'
2012-05-22 정회진 기자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의 이너웨어 판매 증가, 내수경기 침체와 이상고온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SPA는 제품 기획, 생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 회사가 총괄하는 것으로 저렴한 가격에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주요 내의업체의 1분기 실적(아직 미공시인 쌍방울 제외)이 급락했다.
BYC는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496억원, 78억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순익은 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 줄었다.
신영와코루는 영업익이 54억원(1.8% 감소), 순익은 46억원(4.2% 감소)을 기록했다. 매출액만 485억원으로 4.8% 소폭 늘었다.
남영비비안은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6억원, 10억원으로 반 토막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매출액은 464억원으로 15.4% 늘었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작년부터 영업이익에 기타수익부문(외환차익, 외화환산이익, 잡이익)이 추가됐는데 이 부분에서 전년동기 대비 93%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순이익도 배당금 등 금융수입 부문의 감소액이 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속옷업체들의 수익성 하락은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의 이너웨어 제품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니클로의 발열내의 히트텍은 첫 출시된 2008년에는 18만장, 지난해는 200만장 이상 판매가 급증했다. 이 외 브라탑 등 기존 내의업체들의 제품과 겹친 품목이 많아 시장을 잠식했다.
또 봄철 이상고온으로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봄철 특수 상품의 판매도 저조했다. 특히 경기침체로 설 연휴에 선물용 판매마저 부진하면서 성수기 효과마저 사라졌다.
특히 좋은사람들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손실은 10억원, 순손실은 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6.5% 줄어든 291억원을 기록했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매출액도 줄고 SPA 브랜드 퍼스트올로를 오픈하면서 관련 비용이 투입된데다 할인매출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속옷업체는 SPA 시장 진출, 패션내의 강화, 스타 마케팅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BYC는 신세대 브랜드 셀핑크로 패션에 민감한 젊은층 소비자를 집중공략하기로 했다.
신영와코루와 남영비비안은 올해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와 배우 소지섭을 모델로 내세워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계획이다.
좋은사람들은 다음 달 10일 서울 중랑구 동부시장에 자체 SPA 이너웨어 브랜드인 퍼스트올로 2호점을 열 예정이다. 지난 4월 오픈한 명일동점에 이어 올해 30개 매장을 개설할 계획.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속옷 시장 규모는 1조5천억원으로 추정되며 BYC, 신영와코루, 남영비비안, 좋은사람들, 쌍방울 등 5개사가 70%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