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는 서울시 공무원...재계는?
서울시가 파격적인 여름철 ‘반바지 근무’를 전격 결정한 가운데,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재계에서도 몇 년 전부터 에너지 절약 차원의 ‘쿨비즈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먼저 서울시는 22일부터 오는 9월까지 하절기 동안 직원들의 쿨비즈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간을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민원부서를 제외한 모든 부서에서는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실내 냉방온도를 28도로 제한하고 화장실 비데 온수 사용도 금지시킨다는 방침이다.
재계의 경우 최근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많은 기업들이 ‘노타이 운동’ 등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벌여오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여름철 복장 간소화로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해오고 있고, 같은 일환으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쿨비즈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국내외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름철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고 근무하는 ‘쿨비즈 근무’를 시행해오고 있는 등 다양한 직종에 걸쳐 쿨비즈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전력도 지난주부터 반팔 옷, 노타이 차림으로 직원들의 출근복이 바뀌었다.
한전 관계자는 “서울시가 반바지 출근을 발표했는데 우리도 이미 지난주부터 반팔 상의 착용 등을 실천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냉방 온도 제한 등으로 에너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전의 여름철 적정 실내 냉방 온도는 28도로 맞춰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혹서기인 8월을 전후해 많은 기업들의 사무실에서 부채질을 하는 직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여름철 사무실 풍경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모습은 여름과 마찬가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혹서기 때의 에너지 절약 운동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여름철 직장인 풍속도는 물론 에너지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도 과거 정부나 여론에 떠밀려 시늉만 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로 지난해 한파가 장기간 지속돼 제한 난방 온도 정책을 추진했던 일부 기업들 사옥에서는 "춥다"는 아우성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을 정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오픈마켓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무용 난방 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물론 은행, 항공사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 사이에서도 ‘쿨비즈 운동’은 이미 대세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같이 ‘반바지 허용’ 등의 파격적인 ‘쿨비즈 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