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수류탄'정수기, 스파크 튀고 불붙어 폭발
2012-05-23 조현숙 기자
제조사 측은 피해 소비자의 원인 규명 요구에 명확한 답 없이 보험사로 책임을 미뤄 화를 돋웠다.
23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5가 정 모(남.36세)씨는 지난달 말 6년 간 집에서 사용해오던 교원웰스 정수기가 저절로 폭발하는 사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주방 냉장고 옆에 두고 사용하던 정수기에서 갑자기 퍽 소리가 나면서 내부에서 연기와 함께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사고 당시 집에 혼자 있던 정 씨 어머니(61세)의 설명에 따르면 전기 제품이라 섣불리 물을 붓지 못하고 옷가지 등을 덮어 진압하려 했지만 스파크가 튀어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고. 10여분 후 가까스로 불을 진압할 수 있었지만 벽지에 그을음을 남기고 말았다.
결국 정 씨의 모친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경미한 화상을 입었고 플라스틱이 녹으면서 발생한 검은 연기를 마셔 현재까지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
다급한 상황을 수습한 후 정 씨 가족은 즉시 업체 측으로 사고 내용 전달과 함께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잠시 후 방문한 업체 직원은 뚜렷한 설명 없이 현장을 치우기에 바빴고 몇 차례 통화를 하더니 연락을 주겠다며 제품을 수거해 돌아가 버렸다.
한 시간 후 방문한 다른 직원은 ‘정수기 노화로 인한 화재며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해 줄테니 그 쪽 직원에게 환불 요구라도 강하게 해보라’는 황당한 조언까지 했다고.
정 씨는 “제조사가 책임지고 원인을 규명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와 합의하라는 태도에 기가 막혔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구입 6년 된 제품이 단순히 '노후'로 저절로 불이 났다는 설명 또한 납득할 수 없다”며 “집이 비었거나 아이들만 있었다면 큰 사고가 될 뻔 했다”며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교원L&C 관계자는 “손상된 벽지와 도배에 드는 비용은 모두 지불했고 정수기도 새 것으로 교체했으며 치료비 보상은 논의 중”이라며 “정수기는 전기와 연결된 제품 특성상 화재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기 때문에 제품 재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