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뇌수막염백신' 출시하자마자 돈방석?

국방부, 필요성 논란 불구 올하반기~내년 180억 투입 군장병 접종키로

2012-05-23     윤주애 기자
다국적 제약사 한국노바티스가 내달 출시할 수막염 예방백신 단일 품목으로 단숨에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고를 올릴 전망이다.

국방부는 올 하반기 60억원, 내년 1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노바티스 예방백신을 군장병들에게 맞힐 계획이다. 최근 5년간 훈련중이던 군인 4명이 수막염으로 사망하면서 미국 등 선진국 군인처럼 수막염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군대에서 매년 1~2명 사망 사례가 보고될 뿐 건강한 성인에게서 발병사례가 드물어 얼마나 지속적으로 예방접종이 필요한지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올 하반기 입소하는 장병 15만명에 대해 약 60억원의 예산을 배정, 노바티스의 수막구균성 수막염 백신 ‘멘비오’을 맞힐 예정이다. 멘비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시판허가를 받고 국가검정을 거쳐 가격이 결정된 뒤 내달 초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국방부에는 오는 8월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26일 감염내과 및 예방의학 등 관련 국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 멘비오의 군내 필수예방접종 필요성이 인정됐다는 것이다. 미군의 경우 전 입소장병에 대해 수막구균성 수막염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영국.프랑스.독일군 등도 임무 및 근무지역 등을 고려해 멘비오를 접종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국방부는 육군훈련소의 입소대대 및 102.306보충대, 해.공군 교육사 등 최초 입영기관에서 훈련병들이 입영하는 즉시 멘비오를 접종해 최대한의 보호효과를 내도록 할 복안이다. 또 예방백신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군 최대 훈련기관인 육군훈련소에 전담부서인 예방의학실을 신설, 각 신병교육대에도 간호장교 및 군의관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백신전용 냉장고를 확대 보급하는 등 백신접종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막구균성 수막염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법정전염병 제3군으로 분류된다"며 "군훈련소 등 밀집생활환경에서 집단유행의 위험이 높고 발병 시 치명률도 높은 편인데다, 최근 5년간 군내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군내 멘비오 접종이 수십억~수백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도 단순히 여론에 밀려 졸속처리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멘비오는 미국에서 1도즈(백신 단위)당 100달러에 공급되고 있다. 국방부에서는 보다 저렴한 40달러(우리나라 돈으로 약 4만원)에 15만명분의 멘비오를 구입할 계획이다. 15만명분을 대상으로 한번에 60억원이 백신 구입에 사용되는 셈이다. 내년에도 상.하반기 120억원 백신구입비가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난 상태인데, 10년 동안 공급가격이 같을 경우 1천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얘기다.


비용도 문제지만 실제 수막구균성 수막염 발병사례가 15세 이후 드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한 군장병의 백신접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도 미지수로 남아 있다.

실제로 국방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군내 수막구균성 수막염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최근 5년간 4명에 그쳤다. 질병관리본부가 같은 기간 동안 3명이 사망한 수치와 상이하다. 뿐만 아니라 발병 환자수도 2000년대 후반에 들어 10명 안팎으로 적은데다 사망자수는 1~2명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본뇌염 사망자수만 점검하다가 2010년 전염병관리법이 개정되면서부터 수막구균성 수막염 등 법정전염병 1~4군 모두 발병현황을 집계하고 있어 국방부 등과 일부 수치가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국방부의 멘비오 도입 결정에 대해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식약청의 시판허가 이후 국가검정을 통해 가격이 정해진 뒤에야 국방부와 협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60억원에 계약이 체결될지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