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노인의 '살인파티'… 기괴한 '노인과 바다'

2007-10-02     유태현기자

전남 보성 앞바다에서 조모(24.여)씨 등 젊은이 4명을 자신의 배에 태워 바다로 나가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오모(70)씨가 1일 보성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한 경찰관이 오씨가 범행에 사용한 어구를 들고 있다.. 오씨는 어부들이 `삿갓대'로 부르는 날카로운 이 어구를 바다에 빠진 조씨 등에게 휘둘러 이들이 자신의 배로 올라오는 것을 막아 물에 빠져 숨지게 했다(아래 사진).

참으로 무서운 한국판 '노인과 바다'다.

1952년에 '노인과 바다'를 발표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E.헤밍웨이가 들으면 지하에서 벌떡 일어 나 나오지 않을까?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쿠바의 노어부(老漁夫)는 84일 동안이나 아무런 어획(漁獲)도 없이 바다 가운데까지 멀리 나간다. 85일째 되는 날 거대한 물고기가 걸린다.

이틀간의 고투 끝에 그 물고기에 작살을 찍어 선측(船側)에 매어 끌고 돌아온다. 얼마 후에 상어가 나타나 그 물고기를 노리는데, 노인은 칼로 상어 몇 마리를 죽이고, 항구에 돌아와 보니 또 다른 상어들이 그 물고기를 다 뜯어먹고 머리와 뼈만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헤밍웨이의 걸작 중의 하나로 그에게 1954년 노벨문학상을 안겨 줬다. 인간은 상어로 상징되는 죽음에 의하여 소멸되지만, 용기와 자기극복(自己克服)으로 과감하게 죽음과 대결하는 데 인간의 존엄성이 있다는 헤밍웨이 나름의 실존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헤밍웨이의 간결하고 힘찬 문체가 이 작품에서 극치를 이루고 있다.

보성의 70세 노인은 작살 대신에 삿갓대를 휘둘러 4명이나 바다에 수장을 했다. 두명을 죽이고 항구에 돌아 와 보니 또 두명이 있어 그들을 바다로 끌고 나가 죽였다. 성욕 때문이었다.

자기 '욕정'을 채우기 위해 아까운 목숨을 헌신짝 처럼 바다에 버린 인간의 잔인함을 소설 보다 더 무서운 방식으로 표현했다.

노인의 살인 방법이 잔인한 인간 본성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