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세계박람회의 굴욕, 엉터리 '현장예약' 원성 끓어
"여수엑스포 운영방식, 주최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창피할 정도의 허접한 수준이네요."
지난 12일 개장한 2012 여수 세계박람회의 사전예약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의 목소리다.
여수엑스포 측은 이번 사태 등을 반영해 사전예약제가 폐지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7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에 사는 김 모(남.31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7일 연휴를 맞아 서울에서 내려온 일행 9명과 함께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았다.
방송이나 각종 매체에서 개막 이례 최다 방문객을 예상했던 터라 관람 시 혼란스러울까 걱정이 됐지만 '현장예약 70%'를 믿고 아침 일찍 나섰다고.
'현장예약'은 전용 예약기인 키오스크(40%)와 스마트폰 앱(30%)으로 예약 후 반드시 게이트에서 체크인(입장)해야 하는 시스템.
김 씨 일행은 입장권(1인당 4만원)을 구매해 오전 8시경 입장해 주요 8관 관람을 위한 현장예약을 하고자 했지만 모두가 매진 상태였다. 다른 전시관과 행사들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멀리서 힘들게 온 일행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관람을 포기하고 환불을 받기 위해 안내데스크와 조직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미 그 곳에 환불 받기위한 사람들의 항의와 시위로 북새통이었다고.
오전 내내 계속되는 민원에도 책임자는 자리를 비운 상태혔고 "이미 입장했기 때문에 환불은 절대 안 된다"는 직원들의 안내가 전부였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
김 씨는 “감사실에 전화해도 자기들 권한이 아니라며 나 몰라라 하더라. 최소한 입장 전에 주요관이 현장예약 마감됐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규모 행사에 자국민에게 기만 상술을 펼치는 주최 측의 운영방식이 창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여수 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서울 등 타지역에서 방문한 200~300여명이 현장예약에 실패하자 조직위에 찾아와 환불을 요구했다. 그 후 현장예약이 전면 종료됐고, 조직위 사무실을 방문한 이들에게 이름, 연락처 등을 받아 환불조치했다”고 답했다.
현장예약 매진을 사전고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입장권 구매 당시 주요관이 현장예약 종료된 것은 핸드 마이크, 방송 등으로 반복적으로 고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미 사전예약 존폐를 두고 고려중인 상황이었다. 스마트폰, 인터넷, 키오스크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약제로 운영됐던 여수 박람회 전시관은 전체 80개 전시관 중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주제관, 한국관, 대우조선해양로봇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생물관으로 8곳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