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닮은꼴 폰’ ‘모방인가. 대세인가?

2007-10-05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 삼성ㆍLG전자 휴대폰 뭐가 닮았나? -

▶하이브리드폰(삼성), 보이저폰(LG)

=터치+쿼티 방식 키패드 최초로 동시 적용, 주컬러 블랙, 출시시기 11월로 비슷.


▶아르마니폰(삼성), 프라다폰(LG)

=전면 터치스크린 방식, 명품 패션브랜드와 제휴, 명품 액세서리 및 희소성 마케팅.



모방일까. 미래 디자인의 대세일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야심차게 공개한 전략 휴대폰들이 서로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제품 주요 컨셉면에서 유사점이 많아, 일각에서는 “서로 디자인 주요 컨셉을 베낀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관련 업체들은 “미래형 휴대폰 디자인의 대세일 뿐”이라며 이같은 ‘닮은꼴’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으로 미국 버라이즌 와이어리스(Verizon Wireless)사를 통해 출시하는 ‘보이저’(모델명 LG-VX10000)를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같은 시기인 11월 유럽 최대 이통사인 보다폰을 통해 선보이는 ‘모바일 하이브리드(F700)폰’과 디자인 정체성이 유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제품들은 모두 사용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터치스크린과 컴퓨터 키보드와 같은 ‘쿼티(QWERTY)’ 자판을 동시에 적용한 최초의 제품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평시엔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다 문자나 이메일을 작성할 때는 쿼티 자판을 열어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터치와 쿼티의 조합이라는 컨셉을 강조하며, 지난 2월 해외 유명 전시회에서 ‘하이브리드(F700)폰’을 공개한 바 있다. LG전자의 ‘아이디어 벤치마킹’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LG전자측은 “삼성의 제품은 슬라이드형인데 반해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전자사전과 같이 뚜껑을 여는 접이식 형태일 뿐아니라 액정이 두개라는 차이점이 있다”며 디자인 유사성을 부인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얼마전 공개한 명품 디자인 회사인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공동 개발한 ‘아르마니폰’(SGH-P520) 역시 올초에 앞서 선보인 LG전자의 프라다폰의 주요 제품 컨셉을 모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두 제품은 모두 명품 브랜드 회사와 제휴해 만든 제품인데다가, 전면 터치스크린 방식 채택 등 제품 자체에 풍기는 이미지 또한 유사하다. 일단 두 제품은 모두 전면 터치스크린에 대형 LCD를 채택한 슬림한 카드폰 디자인을 했다는 점이 비슷하다. 두 제품 모두 전원을 켜고 끌 때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뜨고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가죽 케이스에도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국내 휴대폰 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닮은 꼴’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삼성의 블루블랙폰과 LG의 초콜릿폰은 모두 1000만대 이상 팔린 빅 히트 제품. 이후 삼성은 초콜릿폰과 유사한 모델을, 반대로 LG는 블루블랙폰과 유사한 모델을 각각 내놓았다. 양사는 서로 “우리 회사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날선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의 아이디어 차용이 많아지다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잘 구분이 안가는 닮은꼴 디자인 제품도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