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냉면 나트륨 함량 여전히 치명적, 감량 공염불
22개중 16개 제품 하루 섭취량 넘거나 턱걸이..물냉면 '요주의'
과다 나트륨 함량으로 눈총을 받아온 포장냉면의 나트륨 함량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의 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 기존 제품과 신제품 모두 나트륨 함량을 크게 줄이지 못한 채 여전히 하루 섭취 기준치를 넘나들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부설 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가 지난 2010년 6월 포장냉면의 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한 끼 분량의 제품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기준치를 넘어 치명적이라는 점을 지적해 충격을 줬다.
업체들은 즉각 개선 의지를 밝혔으나 2년만에 실시된 재조사 결과 나트륨 함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일부 제품은 오히려 함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11일 컨슈머리서치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6개사(CJ, 풀무원, 오뚜기, 아워홈, 이마트, 송학식품) 22여개의 냉면, 소바류의 1회제공량에 들어있는 나트륨 함량을 비교·점검해본 결과 8개 제품이 하루 권장량(2,000mg)을 초과했으며 기준치에 육박하는 제품들도 6개에 달했다.
고혈압환자 등 염분섭취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포장냉면을 구매하기 전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는 주의가 요구된다.
◆ 풀무원 물냉면 나트륨 함량 가장 높아...CJ-오뚜기 대폭 개선
물냉면 13개 제품 중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아워홈 손수 ‘함흥면옥 물냉면’으로 무려 2,620mg의 나트륨을 함유해 한 그릇만으로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어섰다. 이어 송학식품의 ‘물냉면’과 풀무원 생가득 ‘매콤한 평양물냉면’이 각각 131%, 117%로 권장량을 초과했다.
특히 물냉면의 평균 나트륨량은 1,925mg으로 비빔냉면·소바류의 1,718mg보다 12%나 많았다. 이같은 나트륨 함량은 한국인 나트륨 섭취의 주범으로 꼽혀온 라면의 평균치인 1,707mg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CJ가 새롭게 출시한 브랜드 제일제면소의 ‘평양냉면’과 ‘메밀비빔국수’는 각각 하루권장량 대비 92%, 136%에 달하는 나트륨이 들어있었으며 풀무원의 신제품 ‘초계물냉면’, ‘매콤 초계물냉면’ 역시 각각 97%, 102%의 높은 나트륨 함량 수치를 보여줬다.
더욱이 2010년 조사치와 비교 가능한 송학식품의 ‘물냉면’과 CJ 프레시안 ‘함흥비빔냉면’, 오뚜기 면사랑 ‘함흥비빔냉면’은 되레 나트륨 함량 5~13%나 높아졌다.
풀무원 생가득 ‘메밀생면’과 이마트의 ‘물냉면’은 2년 전과 나트륨 함량이 동일했다.
전체적으로 풀무원의 물냉면류의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아 섭취시 주의를 요했다. 4개 조사품목 중 3개 제품이 나트륨 하루 권장량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물냉면’은 나트륨 함량이 17%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루 섭취 권고량을 초과(106%) 했다. 나머지 1개 품목 '초계물냉면' 도 일일 권장량의 97%에 육박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민감한 입맛을 고려해 최대한 맛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나트륨 함량을 낮출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CJ의 ‘프레시안 동치미물냉면’은 나트륨함량이 2,040mg에서 1,340mg으로 34% , 오뚜기 ‘김장동치미 평양물냉면’은 3,820mg에서 1,750mg으로 54% 감소해 대폭 개선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나트륨 저감화 사업에 적극 동참하면서 라면을 비롯해 포장냉면의 나트륨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빔냉면 9개 제품 중에서는 CJ ‘제일제면소 메밀비빔국수’가 하루 섭취 권고량 대비 136%의 가장 높은 나트륨 함량을 보였다. 아워홈의 ‘손수 함흥비빔냉면’ 역시 109%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9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섭취 권고량의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국민의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중순 라면 등의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추진, 올해부터 ‘즉석조리식품’, ‘조미식품’, ‘드레싱류’ 등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포장냉면은 나트륨 저감화 추진 품목에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사회적 합의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